중국 남성, 양말 속 곰팡이로 폐 감염
11일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충칭에 거주하는 남성 리치(가명)는 기침 증세가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 끝에 오른쪽 폐에서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균이 발견돼 ‘아스페르길루스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스페르길루스증은 곰팡이 포자가 폐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의료진은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리치가 “매일 신었던 양말의 냄새를 맡는 습관이 있다”고 털어놓자, 그의 양말을 정밀 검사했다.검사 결과, 양말에서 폐에 감염된 것과 동일한 곰팡이균이 검출됐다. 땀과 습기로 가득한 양말에서 증식한 곰팡이 포자를 리치가 호흡기로 들이마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셈이다.
중국 서남병원 호흡기내과 뤄 후 부원장은 “오랜 시간 신발을 신고 있으면 신발 내부가 습하고 따뜻해져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며 “이 상태에서 양말 냄새를 맡으면 곰팡이가 입과 코를 통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고,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진균성 폐렴 등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리치는 치료를 통해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실제로 2018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곰팡이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중국 장저우의 한 병원에 내원한 남성 역시 평소 신고 있는 양말 냄새를 맡는 버릇으로 인해 기침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했다.당시 주치의였던 마이주안잉 박사는 “환자가 고된 육아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진 것도 감염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 포자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기존에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아스페르길루스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객혈(혈액 섞인 가래를 기침과 함께 배출) ▲고열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며, 상태가 악화될 경우 폐렴이나 폐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감염이 심장이나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은 면역이 약한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사망률이 최대 88%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 이 형태는 주로 조혈모세포이식, 장기이식, 항암치료,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자 등에게 나타나며, 폐에서 시작해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이 곰팡이는 자연환경 전반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신속한 진단,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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