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폭탄 피하려면…집팔때 상가 임대차도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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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님 큰일 났어요. 양도세 폭탄 맞았어요!" 출근하기도 전인 이른 아침. 전화기에서 K씨 목소리가 카랑카랑 터져 나왔다. 양도세라니…. 몇 달 전 아파트를 매도하고 이사를 간 그녀의 흥분 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무슨 소리예요? 주택이 이거 하나라면서 무슨 양도세요?" K씨는 10여 년을 거주하던 집을 팔고 아들네 근처로 옮겨 가게 됐다. 맞벌이 부부인 아들네의 어린 손녀를 돌봐줄 손길이 필요해 기꺼이 집을 매매하고 이사 가게 된 것이다.

처음 매도를 의뢰할 때부터 그녀는 '세금'을 걱정했다. 10여 년 전 취득가에 비해 집값이 많이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꼭 그녀가 아니라도 사람들은 집을 팔면 어떤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몹시 궁금해한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집을 판다고 혹은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누구나 세금을 내진 않는다. 세무 상담은 세무 전문가에게 해야 하지만 나는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기본적인 것을 짚어줬다. 우선 배우자나 가족 등 동거 가족이 소유한 다른 주택이 있는지를 물었고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

"없다니깐. 집은 이거 하나야. 그럼 비과세지? 세금 없는 거지?" 마지막에 주거용으로 임대한 오피스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비과세가 맞았다. 나는 '이야기한 대로 다른 주택이나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없다면' 비과세가 맞겠지만 정확한 것은 세무사에게 상담해보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렇게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쳤다. 그런데 그녀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그녀는 인근 지역에 조그마한 상가를 소유하고 있었다. 40평 남짓한 건물을 식당으로 임대했는데 임차인이 가게 안쪽을 방으로 꾸며 기거한다길래 그녀는 별생각 없이 동의했다. 임차인은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아예 짐을 옮겨 전입신고도 했다고 한다.

상가는 주택이 아니기에 임차인이 전입신고까지 하고 거주하는 걸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인데 세무서는 상가 임차인이 전입신고한 것을 파악하고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 고지서를 발송한 것이다.

임차인이 상가 건물이나 오피스텔에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 과세당국은 해당 물건지를 주택으로 보고 과세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임대인(소유주)들은 예기치 않게 1주택이 증가하는 것이고 양도세 납부 시 불리하게 적용된다.

1가구 1주택에서 '주택'은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을 의미한다.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에 기재된 것과 관계없이 거주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축물은 모두 주택으로 본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지는 공부(등기부등본, 건축물 관리대장 등)상 용도에 관계없이 사실상 용도에 따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상가 건물을 영업용으로 임대했더라도 임차인이 건물 일부를 주택으로 사용하고 주민등록 전입신고까지 했다면 주택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주택 여부에 따라 세금 희비가 갈리는 사례는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이렇게 상가 건물에서도 빈번하다.

임차인이 상가 건물에 전입신고를 한 것이 임대인에게는 이런 불리한 점이 있는 반면 임차인은 상가 건물에 임차한 경우에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양도세 등 세금 관련 문제는 누구에게라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주택을 매도할 예정인 경우에는 상가 임대차에 대한 부분까지 세심히 살펴보는 게 좋겠다.

[양정아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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