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밤에만 운영하던 국내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를 연내 해가 떠 있는 동안에도 탈 수 있게 됐다. 로보택시가 주간 도로 데이터도 수집하게 되면서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더 빨리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모빌리티 기업 SWM을 대상으로 주간 로보택시 허가를 위한 운행 안정성 검증을 하고 있다. SWM은 앞서 서울시가 낸 로보택시 확대 공모에 신청해 보안성 검증 등을 통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SWM외에도 복수 자율주행 기업이 주간 택시 운영을 신청했다”며 “10대 안팎의 주간 로보택시를 허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행 대수는 서울시 검증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주간 로보택시를 활용한 여객 운송 서비스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다. 수요응답형(DRT) 버스 등 자율주행 버스와 달리 로보택시는 서울 강남권 지역에서 SWM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두 곳이 도합 7대를 야간에만 운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비교적 늦게 로보택시 운행 사업에 뛰어든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년께 주간 운행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대를 운행 중인 야간 로보택시는 올해 말까지 6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로보택시가 야간 시간대에 국한된 건 택시기사 일자리를 위협하고 개인택시 면허 가격에 악영향을 준다며 반발할 택시업계 눈치를 봐서다. 이렇게 소극적으로 해오다 보니 한국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중국에 이어 독일, 영국 등과 함께 3위권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간 운행 결정이 SWM과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간 상생 협력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플럭스의 정하욱 부대표는 “주간 로보택시 운행은 택시 수요가 주간에 더 많은 데다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어 기술 수용도와 신뢰 제고에 유리하다”며 “택시는 버스와 달리 정해진 코스를 달리지 않기에 더 많은 변수가 생기는데, 이런 주행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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