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작업복 '반짝'…3M 독점했던 시장, 韓 중기가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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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귀반사 소재가 적용된 특수소방복. / 출처=HJ 제공

재귀반사 소재가 적용된 특수소방복. / 출처=HJ 제공

어두운 밤에 운전할 때면 전조등에 비친 작업복이 반짝 빛나곤 하는데, 야간에 작업자를 빠르게 인식해 사고를 막도록 부착한 ‘재귀반사(reflective) 필름’ 때문이다. 산업용 워크웨어(작업복)와 아웃도어·신발, 자동차 번호판 등에 이 소재가 도입되는 등 사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재귀반사 소재 시장은 미국 업체 3M이 장기간 독점해왔다. 국내에선 1990년대 들어 토종 업체가 등장했는데 그중 하나인 HJ는 지난해 매출 4000만달러(약 580억원)를 올리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재귀반사 필름. / 출처=HJ 제공

재귀반사 필름. / 출처=HJ 제공

HJ 매출은 90% 이상이 수출에서 나왔다. 미국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는 수출액 5000만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미국에선 워크웨어 부착 재귀반사 필름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업체는 재귀반사 내구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100회 이상 세탁해도 기준치 이상의 반사 성능을 유지하는 글로벌 1등 제품을 보유했다.

재귀반사 제품으로 국제표준 ‘EN ISO20471’ 인증을 획득한 국내 첫 사례다. 강한 세탁 내구성에 방염 기능이 요구되는 특수소방복용 재귀반사 제품은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을 정도다. HJ는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아 국내 자동차 번호판용 반사필름 시장에도 진출했다.

회사 측은 “규모가 작은 편인 국내 반사필름 시장만 타깃으로 하면 영세성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HJ는 처음부터 과감하게 미국·유럽 시장 목표로 3M을 캐치업(따라잡기)해 산업안전 분야 재귀반사 1등 기업의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화성 소재 HJ 전경. / 사진=HJ 제공

경기 화성 소재 HJ 전경. / 사진=HJ 제공

국내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워크웨어 시장이 1조5000억원대 규모로 커지고 있지만 충분한 양의 고품질 재귀반사 필름 사용이 안전과 직결된다는 인식은 아직 부족한 편이란 귀띔이다. 일례로 건설 현장에서 많이 입는 반사안전조끼는 반사력이 떨어지는 중국·동남아시아산 제품이 많다.

업계에선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꾸준히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한국산 재귀반사 제품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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