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오픈AI를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앤스로픽이 컴퓨팅 용량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 유치에 합의하면서 9000억달러(약 135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주요 투자자는 드래고니어, 세쿼이어캐피탈, 라이트스피드 등 미국의 벤처캐피털(VC)들로, 최대 500억달러(약 75조원)를 투자할 전망이다.
FT에 따르면 기존 투자자도 앤스로픽이 공식적으로 투자 절차를 개시하기도 전에 앞다퉈 투자금 배정을 요청했다. 앤스로픽에 투자한 기존 투자사 관계자는 “사람들은 앤스로픽에 어떤 금액이든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문제는 앤스로픽이 투자를 받을 것인지 여부”라고 했다.
특히 앤스로픽이 인정받은 9000억달러의 기업가치는 역대 인공지능(AI) 회사 중 상장 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픈AI는 지난 3월 1220억달러 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8520억달러(약 1278조원)의 가치로 평가됐다.
앤스로픽의 몸값은 무서울 정도로 급격히 뛰고 있다. 지난 2월 3500억달러였던 가치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투자자들은 앤스로픽의 연환산매출(ARR·매출이 발생한 기간의 매출액을 12개월로 환산))이 곧 4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90억달러에서 5배 뛴 수치다. ARR은 생성형 AI와 같은 구독 서비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오픈AI의 ARR은 약 250억달러로 추산된다.
클로드 코드 등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기업고객이 많아진 덕분이다. ‘램프 AI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조사 대상 기업의 34.4%가 앤스로픽 모델을 유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1년 전 같은 기간(9%)보다 급증하며 오픈AI의 32.3%를 제쳤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컴퓨팅 자원 부족 문제도 해결해나가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6일 스페이스X가 보유한 테네시주 멤피스의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 전체를 임차하는 계약을 맺으며 컴퓨팅 용량을 크게 늘렸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앤스로픽은 이르면 올해 말 기업공개(IPO)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10월 안팎을 유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FT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아직 조건에 합의한 것은 아니며 거래가 반드시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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