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진 애플이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산 메모리 칩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미국 상무부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를 승인해달라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관심을 보이는 중국의 반도체 업체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인 것으로 전해졌다. D램 제조사인 CXMT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됐다는 이유로 미 국방부가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중국 군사기업(1260H)' 명단에 올린 업체다.
애플이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데 있다. 최근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 전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며 메모리 가격 상승을 그 이유로 들기도 했다. 가격 인상 발표 직후 애플의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시가총액으로는 애플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인 2630억달러(약 403조원)가 감소했다.
다만 애플의 로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의회 내 중국에 대한 견제 기류가 강하게 남아 있어서다. 실제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상원의원이던 2022년 애플이 중국의 YMTC 메모리 칩 채택을 검토했을 당시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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