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애플은 미국발 관세 폭탄을 앞두고 출하량을 대폭 늘리고 신제품을 이례적으로 출시했지만 갤럭시 S25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을 넘지 못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0%로 집계됐다. 애플은 2위(19%), 중국 샤오미는 3위(14%)를 기록했다. 중국 오포와 비보가 각 8% 점유율을 가져가며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의 신제품을 출시 이벤트가 있는 9월(하반기)을 제외하고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1·2·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기록해왔다. 올해는 달랐다. 애플은 이례적으로 지난 2월 보급형 아이폰 16e를 출시하고, 공장을 ‘풀가동’하며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14% 늘렸다.
애플은 대중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인도 공장을 주말까지 가동해 지난 한 달간 20억달러어치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들여왔다. 1~2월 물량을 합친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애플의 맹공세에도 삼성이 1위를 지킨 것은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 덕분으로 분석된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이 1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삼성은 갤럭시 S25와 새로운 A 시리즈 출시로 다시 1위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S25는 역대급 AI 기능을 앞세워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최단기간에 돌파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울트라는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7개국 소비자연맹지의 최신 스마트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 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4조원 이상을 기여하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MX사업부가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21년 1분기(4조3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 3분기 폴더블 신제품을 출시하며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두께가 5.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 엣지는 이르면 다음 달 국내와 중국에 출시된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 S25플러스와 유사한 6.7인치로 추정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