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미국의 무역·통상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다음 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차 방한한다. 그리어 대표의 방한 기간 한미 고위급 통상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 한미 통상 협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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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연합뉴스) |
11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이달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그리어 대표의 이달 방한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주 통상장관회의는 올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통상 관련 의제를 조율하고 원활한 무역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리어 대표는 회의 기간 제주에 머무르며 APEC 관련 일정을 소화하고 주요국 통상장관들과도 양자 회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기간 ‘한미 통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방미 귀국길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USTR과 중간 점검 회의는 제가 갈 가능성도 꽤 크다”고 했다. APEC 통상장관회의의 한국 측 대표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다. 그러나 그리어 대표 방한에 맞춰 안 장관이 직접 제주에 가 고위급 통상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한미 통상 당국은 상호기간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 측이 18개 주요 국가와 상호관세 관련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한미 협의가 속도를 내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그리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고위급 접촉이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를 한국에 제시하고 추후 협상 일정과 방식을 조율하는 등 통상 협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은 아직 한국과의 협의에서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구글 지도 반출 등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는 않은 상태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