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에도 조선주 기대 여전

1 day ago 7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은 한국 조선사들에 단순한 해외 수주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사업이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중장기 해양 방산 성장 목표를 뒷받침하는 핵심 수익원이자,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함정 건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까지 성장의 공백을 메워줄 사업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중장기 해양 방산 전략에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국내 조선주의 기대 상승을 이끈 중심에는 미국이 있었다. 미국 함정 시장 진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추가 성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MASGA’가 주요 화두로 등장한 것도 기대를 높였다.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와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넘어 향후 공동 건조에까지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함정 수출은 조선업의 매출 상단을 높여줄 새로운 성장축으로 인식됐다.

다만 미국 함정 시장이 단기간에 국내 조선사에 개방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2027 회계연도 국방비 집행을 위한 국방수권법 제정 동향을 보면, 함정 건조 예산을 우방국 조선소에 집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과 제도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의회의 자국 조선업 보호 기조와 중간선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발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이 같은 시간적 공백을 메워줄 프로젝트였다. 한국 조선사들이 대형 함정 수출 실적을 먼저 확보해 경쟁력을 입증하고,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해양 방산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TKM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러한 기대에는 차질이 발생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국내 조선사들이 제시한 2030년 해양 방산 매출 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점이다. 한화오션은 2030년 특수선 매출 4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도 HD현대미포와의 합병 및 함정 생산시설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 함정 매출 목표로 7조 원을 제시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목표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해외 함정 수주 가능성이 일정 부분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 사업 수주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기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의 잠수함과 수상함 사업에서 추가 수주를 확보해야 한다. 후속 사업 수주가 지연될 경우 2030년 해양 방산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양 사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HD현대중공업의 주가수익비율은 2028년 지배주주 순이익 시장 전망치 대비 12.7배, 한화오션은 11.0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는 과거 상선 사이클 고점에서 조선사들에 부여됐던 약 15배에 비해 크게 할인된 수준이다.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며, 7월 말 발표될 2분기 실적을 통해 국내 조선사들의 이익 개선 흐름이 다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전략투자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MASGA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대미 조선 투자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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