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74%는 5년 이상 산다…남성들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은 전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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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74%는 5년 이상 산다…남성들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은 전립선

입력 : 2026.01.21 05:35

신규 암 환자 절반이 65세 이상...癌, 관리하는 시대로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남성 2명 중 1명은 암 경험
여성도 3명 중 1명 꼴 걸려

전립선암, 남성암 1위 올라
여성은 유방·감상선암 많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픽사베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픽사베이]

전립선암이 급증하면서 한국 남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 됐다. 국가암등록통계가 도입된 1999년 이래 처음이다. 췌장암과 신장암 역시 비만과 당뇨병 등의 영향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의 경우 예방접종과 검진 확산에 힘입어 자궁경부암은 감소하고 있으나 자궁내막암은 오히려 늘었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2023년 기준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2640명으로, 전년(2만606명) 대비 9% 늘었다. 남성암 가운데 폐암을 제치고 신규 환자 수 1위인데,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의 영향이 크고 진단기술 발전으로 조기 발견이 늘어난 점도 주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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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환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육류와 지방 섭취가 늘어난 것이 전립선암 증가의 핵심 요인”이라며 “과거 식습관 변화와 함께 대장암 발생이 급증했던 것처럼 전립선암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유병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발견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 확산으로 진단되기 시작한 점도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뇨기계 암인 신장암과 췌장암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췌장암 신규 환자는 9748명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고 신장암도 7367명으로 5.4% 증가했다. 강창무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여러 역학연구에서 복부 비만이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존에 없던 당뇨가 새로 생기거나 잘 조절되던 혈당이 갑자기 악화될 경우 췌장 정밀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의 경우 비만을 비롯한 대사질환 관리가 중요하고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복부 초음파 등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구화된 암의 증가는 여성의 경우도 뚜렷하다. 대표적인 암종이 자궁내막암이다. 2023년 자궁내막암 신규 환자는 4037명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강석범 국립암센터 자궁난소암센터 교수는 “이미 20~30년 전부터 서구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암”이라며 “생활습관 변화로 국내에서 유방암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미 서구에서는 유방암을 제외한 여성 생식기암 가운데 발생 빈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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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암종별 예후 차이다. 전립선암과 자궁내막암, 신장암은 조기 발견이 비교적 용이하고 치료 성과도 좋은 편이다.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6.9%에 달해 ‘관리 가능한 암’으로 분류된다. 자궁내막암과 신장암 역시 5년 상대생존율이 각각 89.2%, 87.3%로 높은 편이다. 강석범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경우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려 전체 암의 80% 이상이 조기에 발견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췌장암은 여전히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꼽힌다. 이번 통계에서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로 24개 주요 암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진단 후 5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의미다. 강창무 교수는 “췌장암은 진단도, 치료도 어려운 암”이라며 “결국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유발 원인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암 예방의 핵심은 생활습관 관리다. 특히 흡연은 모든 암의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방 교수는 “흡연이 폐암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니코틴 등은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방광과 전립선 세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며 “비뇨기계 암 발생의 핵심 원인”이라고 말했다. 강창무 교수도 “흡연이 췌장암 발생 위험을 2~3배까지 높이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금연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식이 조절과 체중 관리 역시 암 발생 위험을 좌우하는 요소다. 방 교수는 “토마토와 채소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고지방 육류 위주의 식사를 멀리한다면 전립선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석범 교수도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 위주의 지중해식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기 검진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전립선암의 경우 미국에서는 남성 대다수가 2년마다 PSA 검사를 받는 반면, 국내 남성의 생애 수검률은 20~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15~20%는 이미 전이가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데, 고위험군 비중이 40~50%에 달해 치료 부담이 큰 환자가 적지 않다”며 “현재 진단되는 환자는 실제 존재하는 잠재적 환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SA 검사는 1만~2만원으로 시행할 수 있는 간단한 혈액 검사다. 정 교수는 “PSA 검사가 국가 검진에 포함될 경우 단기적으로 환자 수가 늘 수는 있다”며 “하지만 조기 진단을 통해 완치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고가의 항암 치료 비용을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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