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이제 단백질과의 전쟁을 끝낸다”라고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말했다.
새 지침은 붉은 고기, 전지(full-fat)우유 등 동물성 단백질의 비중을 기존보다 높게 제시해 논란을 낳고 있다.
왜 갑자기 단백질 권장량을 늘렸나미국 보건 당국은 몇 가지 근거를 댔다.
기존 권장량은 ‘결핍을 막기 위한 최소치’에 가까웠다고 봤다. 건강한 성인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최소 섭취량일 뿐, 최적의 근육량과 대사 기능 유지,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 예방에는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연구가 늘었다고 밝혔다.
과거 지침과 관련 보고서에서도 ‘노화와 함께 근육 유지에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한국도 소폭 상향…고령층 근감소증이 배경
한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말 개정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하루 에너지 섭취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적정 비율을 기존 7~20%에서 10~20%로 소폭 상향했다. 성인 기준 권장량은 남성 하루 60~65g, 여성 50~55g 수준이다.
단백질은 분명 꼭 필요하지만…
단백질은 근육·뼈·피부·모발·면역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섭취가 부족하면 성장 지연, 근력 저하, 상처 회복 지연, 면역력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단백질 부족이 곧 근감소증과 활동 제한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백질은 반드시 충분히 먹어야 할 영양소”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현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현대인은 이미 권장량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특히 성인 남성과 청장년층은 하루 필요량을 훨씬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고단백 시리얼, 단백질 바, 음료, 보충제, ‘단백질 강화’ 가공식품까지 더해지면서 무심코 과잉 섭취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영양학자 다리우시 모자파리안 교수는 “근력 운동으로 실제 근육을 키우고 있다면 단백질을 더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단백질 과다 섭취 시, 어떤 문제가 생길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과잉 섭취의 부작용이다.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단백질은 에너지 과잉 상태에서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된다. 이는 내장지방 증가와 대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신장 부담
단백질 대사 산물은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고단백 식이는 신장의 여과 부담을 키워 ‘과여과’ 상태가 반복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단백질 과다가 기능 악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
▷ 뼈 건강 영향
고단백 식이는 소변으로 칼슘 배설을 늘릴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되면 골밀도 감소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고령층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 심혈관·장 건강 문제
붉은 고기 위주의 고단백 식단은 포화지방 섭취 증가, 장내 미생물 변화,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단백질 섭취, 적정량을 균형 있게
전문가들은 “단백질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많아도 문제”라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많은 학자들이 인정하는 섭취 권장량은 체중 기준으로 일반 성인은 체중 1㎏당 0.8~1.0g, 고령층·근력 운동자는 1.0~1.2g 정도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체중 60㎏ 성인이라면 하루 48~60g 수준이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저항 운동을 하고 있다면 60~72g 수준으로 더 먹으면 된다.
단백질은 보충제보다 식사로 얻을 때 이점이 많다. 생선, 달걀, 두부·콩류, 살코기, 닭가슴살, 우유·요거트 같은 자연식 식품이 우선이다.
단백질 바 등 ‘단백질 강화’ 가공식품은 당·지방·나트륨이 함께 첨가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섞어먹는 것도 중요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근육 합성 효율이 높고, 식물성 단백질은 심혈관·장 건강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두 종류를 균형 있게 섞는 식단을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리하면 이렇다.
단백질은 필수 영양소지만,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섭취 전략은 적정량을 자연식 중심으로 동물성과 식물성을 균형 있게 먹는 것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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