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근간인 다양한 뿌리기술
숙련기술자 맹맥 끊길 위기에
피지컬AI 등장은 천재일우 기회
리쇼어링·제조강국 반전 이뤄야
자산 1조원에 이르는 한 기업 회장의 회고.
“문래동 열처리공장에서 주야 12시간 맞교대 해서 기술을 배웠죠. 경유 버너로 불피워서 표면열처리 하던 시절이에요.” 이제는 석유나 가스식 버너는 보기 힘들다. 진공로(爐)나 플라즈마로로 대체됐고 디지털화됐다.
“기술을 안가르쳐줘서 빵과 음료수 사다주며 어깨너머로 배웠어요. 24시간 365일 일할때에요. 숱하게 사다 바쳤죠.” 예를들어 독일 벤츠가 한국 포니보다 우수한 핵심 요인이 열처리였다. 금속으로 차를 만드니 당연한 얘기다.
“그렇게 수천번의 시행착오로 쌓아올린 기술이 현대차 같은 글로벌 기업을 만드는데 일조한 겁니다.” 차 뿐 아니라 스마트폰,철도,선박, 배터리 산업의 성장도 이런 ‘뿌리기술’이 근간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국내 공장은 쪼그라들었다. 겹겹의 규제와 인재 고갈 때문이다. 그는 5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했다. 도제식으로 기술을 배운 마지막 세대가 50대인데 이들이 곧 60세에 퇴직한다. 그러면 일할 사람이 없다. 많은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 베트남으로 옮겼다.
그런데 이런 타이밍에 AI라는 희대의 혁신이 나타난 것이다. 개벽이었다.
한국엔 금형,주조,압출,도장,용접 등 수백개의 ‘뿌리기술’공정에 숙련 기술자들이 남아있다. 이런 나라가 중국 정도 외엔 없다. 한때 최강이던 독일, 일본 기술자들은 늙어 현장을 떠났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이런 기술은 책으로 배울 수 없다. 현장에서 어깨 너머 배우고, 장비를 써보고, 십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쳐야한다.
그래서 ‘암묵지(暗默知·tacit knowledge)’라 부른다. 수십 년 반복해 몸에 밴 감각이 곧 기술이다. 필자도 20여년 전 산업공단을 취재할 때 봤다. 장인급 기술자들은 화로 돌아가는 소리, 용접 불꽃색깔 만으로 작업을 장악했다. 말로는 설명 못해도 몸으로 보여줬다.
단순한 노하우를 넘어 ‘통찰(insight)’로 승화한 셈이다. 일본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일본업체를 앞지른 사례도 봤다.
이 기술은 한국만 보유한 ‘피지컬AI’의 데이터다. 중동국 원유 같은 핵심 자원이다.
한국 기술자의 암묵지를 피지컬AI에 입력한다면? 제조업의 판이 달라진다. 인구 ‘5000만 vs 14억’으로 밀리는 중국과의 노동력 격차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조선산업 등의 숙련공은 아직 중국보다 앞선다.
정부도 나서고 있다. 최근 사업에 예산도 배정했다. 뜻 있는 엔지니어들의 자발적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과 발목잡는 규제는 역시 큰 벽이다. 중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피지컬AI 플랫폼’을 만들었다. 특히 중국은 노조 같은 방해물은 바로 눌러버린다. 우리도 조속히 데이터를 모으고 피지컬AI의 금맥을 보호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숙련공들이 하나둘 은퇴하고 있다. 유효기간은 2~3년 남았다고 본다.
기업인들은 이 경우 제조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도 예측한다. 그간 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베트남으로 갔다. 피지컬AI가 있다면 떠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한국으로 유턴할 것이다.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제조강국 한국의 미래는 여기 달려있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한국에 묻힌 금맥을 활용하면 세계 최고를 노릴 수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그라질 것이다. 누구의 손익이냐 따질 일이 아니다. 기업도, 근로자도 이익이 되게 할 수 있다. 참고로, 서두에 인용한 회고는 문래동 철공소 직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 기업을 일군 알루코그룹 박도봉 회장의 창업시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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