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스오토메이션 "피지컬 AI 시대…로봇 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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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가 드라이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가 드라이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노동 환경 변화로 로봇·자동화 공정 투자는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국내에서 로봇의 뇌, 근육, 눈과 동작 제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까지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입니다."

강덕현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는 지난 25일 <한경닷컴>과 만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이같이 드러냈다. 코스닥 상장사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모션 제어 전문 기업이다. 강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항공 산업제어기 연구개발팀장, 삼성전자 제어기 사업팀장을 거쳤다. 이후 삼성 자동화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09년 알에스오토메이션을 설립한 강 대표는 현재 로봇부품기업협의회 초대 공동회장도 맡고 있다.

국내 최초 정전용량식 엔코더 개발…"방산 적용 기대"

알에스오토메이션의 드라이브가 장착된 로봇이 가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알에스오토메이션의 드라이브가 장착된 로봇이 가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평택시 소재 알에스오토메이션 평택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강 대표는 '셀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셀'은 일종의 작업 구역이다. 한 사람 또는 소수 인원이 한 셀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흘러오는 부품을 순서대로 조립하는 방식과 달리 '셀'을 활용하면 다른 제품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셀 생산 방식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 모션 제어기와 드라이브 제품군을 생산한다. 강 대표는 모션 제어기를 로봇의 '뇌', 드라이브를 '근육'이라고 설명했다. 모션 제어기는 제어를 총괄하고, 드라이브는 모터 구동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엔코더도 자체 개발했다. 엔코더는 모터나 로봇의 '눈' 역할을 한다. 위치나 속도를 감지해 정밀 제어를 돕는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알에스오토메이션의 드라이브, 엔코더가 장착된 웨이퍼 운반기(OHT)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엔코더는 향후 방산 업계에서도 널리 쓰일 전망이다. 2023년 알에스토오메이션은 국내 최초로 초소형 정전용량식 엔코더를 개발했다. 정전용량식 엔코더는 진동이나 전파의 방해를 극복하는 우수한 특성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에도 적용되는 등 유도무기 분야의 필수적인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 대표는 국내 주요 방산업체와 엔코더 테스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역할이 많아질수록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협도 커지고 있다. 외부에서 로봇 이동 경로를 바꾸고 수집한 데이터를 훔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보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알에스오토메이션은 국내 로봇 업계 최초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EC 62443' 국제 사이버 보안 인증을 획득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 서보드라이브, 엔코더, 스마트튜닝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모션 제어 풀스택'도 구축했다. 나아가 모터·드라이브·엔코더·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합한 일체형 구동 모듈(스마트액추에이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은 휴머노이드와 방산 로봇 등 고정밀 제어가 필요한 산업에서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라인. 셀 생산 방식이 적용됐다./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알에스오토메이션 라인. 셀 생산 방식이 적용됐다./사진=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강 대표는 피지컬 AI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피지컬 AI가 본격 도입되면 로봇이나 기계가 사람처럼 기능해 효율이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의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하는 AI로,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구현하고 적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는 "미국 골드러시 당시 금을 캔 사람보다 청바지를 팔고, 삽을 판 사람이 돈을 벌었다"며 "피지컬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중요하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을 운용하며 데이터를 쌓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등 노동 환경이 변화해 로봇, 자동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회사는 향후 '피지컬 AI 기반 로봇 모션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설계·제조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로봇 스타트업이나 연구 기관 등이 자체 생산설비 없이도 빠르게 제품을 개발·양산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진행352억 조달 예정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35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 자금으로 158억원을 지출한다. 사업 운영자금으로 약 70억원, 설비 구매자금으로 63억원이 사용될 계획이다. 나머지 약 60억원은 차입금 상황에 사용된다.

유상증자에 대해 강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는 알에스오토메이션이 피지컬 AI 기반 미래형 모션 제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평태=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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