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이 이번 주말 ‘블랙아웃’(대정전) 우려가 극대화한다고 보고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날씨가 맑을 것으로 예보돼 태양광 발전량이 넘쳐나겠지만, 수요는 모자라 전력이 대폭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전력이 남아돌면 전력망의 주파수가 불안정해지면서 한번에 꺼질 수 있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주말 한낮 태양광 발전량이 정점에 달하는 것과 달리 전력 수요는 급감하면서 약 7~8GW의 전력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당국은 최대 고비로 보고 대비에 나섰다.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상황실 근무자들은 이미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태양광 설비가 대폭 늘면서 매년 봄마다 대정전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전력당국은 원전 정기 보수를 하는 등 발전량을 강제로 줄여 대응하지만, 날씨가 좋고 난방 수요가 적은 봄철 대응이 점차 힘에 부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말 에어컨 전력 소비가 늘어 전력망에 문제가 없길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 설비는 ‘주파수 충격’을 흡수하는 관성이 없다. 원전과 화력발전 등 회전형 발전기는 서서히 출력이 조절돼 국내 60HZ 교류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지만, 회전형 발전기 가동이 줄어들면 이런 능력이 떨어진다.
전력망에 연결된 노후 태양광 설비는 주파수에 문제가 있으면 자기 보호를 위해 연결을 한순간에 끊어버리고, 주파수는 더 요동친다. 주파수가 더 흔들리면 다른 태양광 설비가 점차 전력망에서 빠져나간다. 지난해 4월 스페인 대정전의 이유도 이런 ‘태양광 연쇄 이탈’ 때문이었다.
문제는 국내 태양광 설비 상당량이 이런 충격에 무방비라는 점이다. 전체 설비용량 32.1GW 중 저전압 연속운전 성능(LVRT) 등 계통안정기능을 갖춘 신규 설비는 10GW 가량에 그친다. 한전은 설비당 40만원을 지원해 노후 설비 성능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태양광 사업주들이 특히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성능 개선을 위해 방문해도 ‘발전기를 마음대로 제어하려는 것 아니냐’며 문전박대당하기 일쑤”라고 전했다. 국내 태양광 중 100㎾ 미만 소규모 비중은 83.6%다. 이때문에 성능이 개선이 끝난 설비는 4.3GW가량으로 현재 15GW(원전 10기 분량)가 방치된 셈이다.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는 “소규모 사업자가 출력제어에 참여하는 등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때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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