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들이 18일(한국시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였다. 그러나 울산 HD는 첫 경기부터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울산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멜로디 선다운스에 0-1로 졌다. 울산은 22일 플루미넨시(브라질), 26일 도르트문트(독일)와 조별리그 2, 3차전을 치른다.
울산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선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그러나 그나마 해볼 만 하다고 여겨진 마멜로디조차 넘지 못하면서 토너먼트 진출도 어두워졌다.
울산은 평소 K리그에서 쓰던 포(4)백 대신 파이브(5)백을 꺼내들었다. 김영권, 서명관, 트로야크(폴란드)로 중앙수비수 조합을 꾸렸고, 좌우 측면에는 날개 공격수 루빅손(스웨덴)과 엄원상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형태였다. 무려 다섯 명의 수비 라인을 갖춰 마멜로디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 우선 집중했다.
그러나 흐름은 초반부터 마멜로디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36분 마멜로디 주전 공격수 이크람 레이너스(남아공)가 수비 배후 침투 후 골키퍼 조현우와 1대1 상황을 맞았고,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후반전에 공격 2선 자원인 라카바(베네수엘라)와 미드필더 이진현, 이희균을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뚜렷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날 경기 직전 낙뢰 예보로 인해 킥오프가 65분 지연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변수는 아니었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이겨야 할 경기였다. 첫 경기가 중요했는데 아쉽다”며 “엄원상이 좋은 폼을 보였지만, 팀 전체의 조직적인 완성도가 부족했다.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울산이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도 11위(1승6패·승점 1)의 초라한 성적에 그치며 탈락한 울산은 K리그 대표로 클럽월드컵에 나섰으나, 여전히 집을 떠나면 작아지는 약점은 그대로였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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