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우리집"…감성광고 공들이는 중견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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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우리집"…감성광고 공들이는 중견건설사

“아빠, 우리 집에 언제 도착해?”

태권도 도복을 입은 아이가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이렇게 묻자 화면은 이내 햇살이 가득 비치는 아파트 거실로 이동한다. 소파에 앉은 부모는 아이의 태권도 시범 동작에 활짝 웃으며 손뼉을 친다.

중견 건설사 일신건영이 작년 하반기부터 활용하고 있는 아파트 광고 영상의 한 장면이다. 30초 길이의 영상엔 아파트 시설이나 기능을 뽐내는 내용이 전혀 없다. 부부와 친구, 자녀가 시종일관 ‘우리 집’을 강조하며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광고는 “우리 집이라고 부르기 딱 좋은 집을 만듭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마무리된다.

중·소형 건설사 사이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란 이미지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마케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 화려한 커뮤니티센터와 조경 등을 강조하며 아파트 브랜드를 광고하는 것과 차별화한 전략이다.

일신건영 관계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집은 행복을 담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투자와 자산 증식의 대상으로 인식되곤 한다”며 “이런 풍토 속에서 집 본연의 역할인 ‘가족의 행복’과 ‘정서적 안정’을 부각하기 위해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우리 집’이란 단어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KCC건설이 제작한 ‘집에 가자’ 동영상 광고도 화려한 스펙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을 썼다. 아들과 아빠, 연인, 남매가 아파트 안팎에서 서로를 껴안는 장면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KCC건설의 ‘집에 가자’ 동영상은 작년 8월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8개월 만에 조회수가 5300만 회를 넘었다. 이 영상은 지난 3월 ‘올해의 광고상’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국내 4대 광고제를 석권했다.

동문건설은 배우 이제훈을 내세워 ‘깔끔함·성실함·신뢰’를 강조한다. 브랜드 아파트를 새로 선보인 HL디앤아이한라도 집 내부 구조와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이며 “공간이 삶을 바꾼다”는 개념을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는 가족애, 사랑 등 정신적 가치를 내세우며 소비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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