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본 여행 못 가본 이들이 보면 좋을 한 권의 책 [여책저책]

3 weeks ago 9

어느 나라를 가든지 그곳을 대표하는 도시가 있습니다. 일단 수도가 그럴 테고요. 휴양이나 관광에 특장점이 있는 곳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가든, 여행인 경우 꼭 지금 언급한 성격의 도시는 들리려 하죠.

일본 도쿄 시부야 / 사진 = 언스플래쉬

일본 도쿄 시부야 / 사진 = 언스플래쉬

일본만 해도 수도인 도쿄를 중심으로, 나고야,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내륙 도시와 함께 북쪽으로는 삿포로, 남쪽으로 오키나와가 그렇습니다. 특히 도쿄, 오사카, 교토 등은 일본 여행을 처음 가는 이라면 우선순위로 방문하면 후회 없을 곳입니다. 그만큼 일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잘 갖춰져 있는데요.

​여책저책은 도시와 사람, 시간과 움직임이 만든 찰나의 장면을 담은 일본 여행서를 만나봅니다.

크롭 인 도쿄, 오사카
박형설 | 트립풀

사진 = 트립풀

사진 = 트립풀

여행과 영화를 좋아하는 프로 감성러라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박형설은 사진집 ‘블루 앤 샌드 베이지(Blue & Sand Beige)’, 포토에세이 ‘크롭 인 제주(Crop in JEJU)’, 문화사 책 ‘독,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계략’ 등을 집필해 왔다. 특히 두 권의 사진 책을 통해 사진가로서의 면모를 적극 뽐냈다. 최근에는 ‘크롭 인 도쿄, 오사카(Crop in TOKYO, OSAKA)’를 통해 두 도시에서의 순간을 잘라내 영원으로 만드는 도전을 했다.

책은 일본의 대도시들을 ‘크롭(crop)·잘라내다’라는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크롭’은 단순히 크기의 조정이 아니라 순간을 응시하고 의미를 압축하는 작업이다. 장면의 한 조각을 프레임 속에 담는 행위로, 잘라낼수록 깊어지는 미학이기도 하다.

사진 = 트립풀

사진 = 트립풀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교토와 나라까지, 책은 도시와 사람, 시간과 움직임이 만든 찰나의 장면을 담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 철도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자전거,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의 발걸음 등이 대표적이다. 그 찰나를 섬세히 기록하고, 다시 특정 크기로 잘라내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거쳤다. ‘프레임을 달리하면 세계가 달라집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낯선 시선 또는 익숙한 풍경도 다른 시각으로 반짝이게 하는 것이 크롭 기법이라고 전한다.

​책은 크롭 된 사진, 영문과 국문의 시적인 텍스트로 크롭 사진에 감성을 입혔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듯, 크롭 된 한 장의 장면을 천천히 각인시키고, 시적 감성과 에세이를 결합한 텍스트를 따라가면 어느덧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하다.

사진 = 트립풀

사진 = 트립풀

​하단에 삽입된 다섯 개의 컬러칩은 각 사진에서 추출한 5가지 감성 컬러이다. 자연과 사람, 풍경에서 온 색으로, 사진에서 추출해 창작과 영감에 도움을 준다. 어울리는 색 조합으로 디자인이나 PPT 등 컬러 픽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RGB와 CMYK 코드를 모두 담았다.

​촬영 위치를 표시한 지도는 공간적 맥락을 더한다. 이는 독자가 장면과 장소를 함께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독자가 가봤을 그곳, 작가가 사진을 찍은 그곳, 그리고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곳은 같은 장소이지만,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질 때마다 완전히 다른 장소처럼 느껴진다. 주소 입력으로 색다른 여행의 시점을 경험할 수도 있다.

사진 = 트립풀

사진 = 트립풀

책은 여행 에세이이자 아트북으로, 화려한 명소 대신 일상의 디테일과 여백을 택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도쿄 골목과 오사카의 한낮을 거니는 듯한 감각을 불러온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보는 여행’을 넘어 ‘머무는 여행’을 접하는 기분이 든다. 마치 책을 펼치는 것은 타인의 여행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일과 같다. 아니, 그보다 더 친밀한 경험을 전한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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