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를 가든지 그곳을 대표하는 도시가 있습니다. 일단 수도가 그럴 테고요. 휴양이나 관광에 특장점이 있는 곳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가든, 여행인 경우 꼭 지금 언급한 성격의 도시는 들리려 하죠.
일본만 해도 수도인 도쿄를 중심으로, 나고야,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내륙 도시와 함께 북쪽으로는 삿포로, 남쪽으로 오키나와가 그렇습니다. 특히 도쿄, 오사카, 교토 등은 일본 여행을 처음 가는 이라면 우선순위로 방문하면 후회 없을 곳입니다. 그만큼 일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잘 갖춰져 있는데요.
여책저책은 도시와 사람, 시간과 움직임이 만든 찰나의 장면을 담은 일본 여행서를 만나봅니다.
크롭 인 도쿄, 오사카
박형설 | 트립풀
여행과 영화를 좋아하는 프로 감성러라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박형설은 사진집 ‘블루 앤 샌드 베이지(Blue & Sand Beige)’, 포토에세이 ‘크롭 인 제주(Crop in JEJU)’, 문화사 책 ‘독,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계략’ 등을 집필해 왔다. 특히 두 권의 사진 책을 통해 사진가로서의 면모를 적극 뽐냈다. 최근에는 ‘크롭 인 도쿄, 오사카(Crop in TOKYO, OSAKA)’를 통해 두 도시에서의 순간을 잘라내 영원으로 만드는 도전을 했다.
책은 일본의 대도시들을 ‘크롭(crop)·잘라내다’라는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크롭’은 단순히 크기의 조정이 아니라 순간을 응시하고 의미를 압축하는 작업이다. 장면의 한 조각을 프레임 속에 담는 행위로, 잘라낼수록 깊어지는 미학이기도 하다.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교토와 나라까지, 책은 도시와 사람, 시간과 움직임이 만든 찰나의 장면을 담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 철도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자전거,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의 발걸음 등이 대표적이다. 그 찰나를 섬세히 기록하고, 다시 특정 크기로 잘라내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거쳤다. ‘프레임을 달리하면 세계가 달라집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낯선 시선 또는 익숙한 풍경도 다른 시각으로 반짝이게 하는 것이 크롭 기법이라고 전한다.
책은 크롭 된 사진, 영문과 국문의 시적인 텍스트로 크롭 사진에 감성을 입혔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듯, 크롭 된 한 장의 장면을 천천히 각인시키고, 시적 감성과 에세이를 결합한 텍스트를 따라가면 어느덧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하다.
하단에 삽입된 다섯 개의 컬러칩은 각 사진에서 추출한 5가지 감성 컬러이다. 자연과 사람, 풍경에서 온 색으로, 사진에서 추출해 창작과 영감에 도움을 준다. 어울리는 색 조합으로 디자인이나 PPT 등 컬러 픽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RGB와 CMYK 코드를 모두 담았다.
촬영 위치를 표시한 지도는 공간적 맥락을 더한다. 이는 독자가 장면과 장소를 함께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독자가 가봤을 그곳, 작가가 사진을 찍은 그곳, 그리고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곳은 같은 장소이지만,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질 때마다 완전히 다른 장소처럼 느껴진다. 주소 입력으로 색다른 여행의 시점을 경험할 수도 있다.
책은 여행 에세이이자 아트북으로, 화려한 명소 대신 일상의 디테일과 여백을 택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도쿄 골목과 오사카의 한낮을 거니는 듯한 감각을 불러온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보는 여행’을 넘어 ‘머무는 여행’을 접하는 기분이 든다. 마치 책을 펼치는 것은 타인의 여행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일과 같다. 아니, 그보다 더 친밀한 경험을 전한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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