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의 필수 재료로 활용되는 코코넛오일 가격이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빙과업계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원재료 가격 급등이 아이스크림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세계은행에 따르면 유럽으로 배송되는 필리핀산 코코넛오일 도매가격은 톤(t)당 2720달러를 기록하며 전고점(2011년·약 2300달러)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37.8% 급등했고 2년 전(1047.7달러)보다는 1.6배 비싸졌다.
이상 기후로 코코넛 생육 환경이 악화하자 코코넛오일 생산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코코넛 오일의 75%를 생산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 엘니뇨의 영향을 받으면서 코코넛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코코넛이 잘 자라려면 풍부한 일조량과 규칙적인 강수가 필요한데 지난해에는 강수 패턴이 매우 불규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코코넛 오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가량 감소한 360만t으로 추정된다.
산업계 수요가 늘어난 것도 코코넛 오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초콜릿 생산 업체들은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대체 원료로 코코넛 오일을 선택했다. 현재 코코넛 오일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코코넛 오일 함량을 높이고 더 비싼 코코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필리핀에서는 코코넛 오일이 바이오디젤 원료로도 사용된다.
아이스크림은 코코넛오일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코코넛 오일은 아이스크림을 쉽게 녹지 않게 하고, 냉동 상태에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려주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제조 과정에서 중요한 원재료로 활용된다.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코팅을 입히는 유니레버의 ‘매그넘’이 대표적이다. 또한 비건 아이스크림의 경우 우유 성분을 대체할 원료로 코코넛 오일을 선호한다. 블룸버그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코코넛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더 비싼 아이스크림을 마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