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패션·가구 브랜드 등이 '대폭 세일' 중이라는 광고 문구를 믿고 클릭했다가 결제만 하고 상품은 받지 못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유명 패션 브랜드 사칭 사기 사이트 접속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간 150건의 유명 브랜드 사칭 피해 상담이 접수됐고, 총 피해 금액도 약 190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말 쇼핑 시즌(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에 피해가 급증했고, 이후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이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가짜 사이트들은 SNS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유인한 뒤, 실제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를 모방한 디자인으로 소비자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소비자는 할인폭이 크고 홈페이지가 정식처럼 보여 무심코 결제하게 되지만, 이후 배송 안내는커녕 사이트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피해 소비자 A씨는 SNS 광고를 통해 유명 의류 브랜드 'S'사의 할인 행사를 접하고 150달러를 결제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안내 없이 배송이 오지 않았고, 처음 접속한 사이트는 매번 정보가 변경되거나 "위험 사이트로 접속하지 말라"는 경고가 표시됐다. 현재 A씨는 한 달 이상 배송받지 못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도메인 확장자를 사용하는 사이트를 경계해야 한다. 통상적인 '.com'이 아닌 '.shop', '.top', '.vip', '.live' 등의 도메인을 사용하는 경우는 사기 사이트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피해 사례로 코치, 스투시, 아디다스, 칼 하트, 오베이 등이 있다. 모두 도메인 끝에 'com'이 아닌 다른 내용을 붙인 사례다. 이들 사이트는 모두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패션 브랜드 이외에도 스토케, 자라홈 등 유명 생활용품 브랜드를 사칭한 사이트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칭 사기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 서버를 통해 운영돼, 피해 발생 시 즉각적으로 사이드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SNS를 통한 광고라도 할인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나 공식 판매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상품 주문 전 사이트 주소와 도메인을 꼼꼼히 살펴보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경우 결제를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에 따르면 결제 후 2주 이내 배송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카드사에 '해외 결제 이의제기'를 신청하는 편이 좋다. 이때 주문내역, 결제증빙, 사이트 화면 캡처 등의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신용카드사는 해당 해외 가맹점의 상품 배송 여부를 심사해 환급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정 절차를 거치면 사례에 따라 결제 취소 및 환급 등의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또 시민들은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요즘 SNS 광고를 통해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사기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피해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