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집에 하루 더"…철도 운행 줄취소에 승객들 '불편'

4 days ago 15

27일 수원역에서 철도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열차운행중지 및 지연 안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정진욱

27일 수원역에서 철도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열차운행중지 및 지연 안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정진욱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가 철도 운행으로 번졌다. 26일 사고로 경의선 전차선에 구조물이 떨어져 신촌역~서울역 구간에 단전이 발생했고, 서울역 북측 열차 운행이 멈췄다. KTX와 일반열차 운행 차질은 하루를 넘겨 27일까지 계속됐다.

27일 오후 수원역 대합실에 들어서자 전광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빨간 배경 위로 '운행 중지', '대기중' 문구가 줄줄이 떴다. 평소라면 출발 시각과 행선지로 빼곡했을 화면이 온통 붉은빛으로 채워져 있었다.

무인 발권기 앞에도 운행 중지와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이 테이프로 붙어 있었다. 기계 앞에 선 승객들은 화면을 들여다보다 이내 발길을 돌렸다.

역사 스피커는 "사고 여파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방송을 수시로 내보냈다. 그때마다 대합실 안 시선이 일제히 전광판으로 쏠렸다. 승객들은 코레일톡 앱을 새로고침하며 자리를 지켰고, 유인 매표소 앞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불편은 고령층 승객에게 더 컸다. 창구 직원에게 상황을 묻는 어르신들이 줄을 이었다. 익산으로 내려가려던 김모 씨(72)는 발권기 화면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어제부터 아들이 인터넷으로 표를 구하려 했는데 계속 안 됐다"며 "오늘 직접 나왔는데도 표가 없다. 미안하지만 아들 집에 하루 더 있다가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승객이 27일 수원역에서 열차 운행중지 알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정진욱 기자

한 승객이 27일 수원역에서 열차 운행중지 알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정진욱 기자

외국인 관광객도 발이 묶였다. 수원화성을 둘러본 뒤 부산으로 이동하려던 미국인 스티븐 씨(32)는 캐리어를 끌고 전광판 앞에 섰다. 그는 전광판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보며 "부산 호텔을 예약해 뒀는데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다"며 "하루 더 수원에 머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치도 혼란을 뒷받침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운행 예정 683회 중 131회가 중단됐다. 실제 운행은 552회로 평소 대비 80.8% 수준에 그쳤다. KTX는 예정된 255회 중 86회가 취소돼 169회만 운행했다. 운행률은 66.3%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산·광주 차량정비단 차량까지 최대한 투입하고 있지만 차량 부족으로 감축 운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복구 상황에 따라 운행 계획이 추가 변경될 수 있다며 코레일톡 앱과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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