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백악관 집무실서 기자회견
최근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월권 논란을 빚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언론 브리핑에 나섰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 “매일 항문 검사를 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식에 배석해 취재진과 약 30분간 질의 응답을 나눴다. 머스크가 기자들과 장시간 대화한 것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공무원 조직을 강하게 질타했다. 머스크는 이날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을 목말에 태우는 모습도 보였다.
머스크는 “우리는 선출되지 않고 위헌적인, (입법·행정·사법부에 이은 정부) 제4부인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하는 공무원 해고와 관련해 “여러 측면에서 이들(관료 집단)은 선출된 국민의 대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머스크는 또 “공무원들이 투자에 능숙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게 투자 조언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그들이 부자가 된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
머스크는 또 국제개발처(USAID)가 가자지구로 5000만 달러 상당의 콘돔을 보낼 계획이라는 자신의 비판과 관련해 “내가 하는 말 중 일부는 틀릴 수 있다”면서도 “나는 솔직히 어디든 5000만 달러 상당의 콘돔을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 미국인들이 그다지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머스크의 주장에 동조하며 공무원 감축을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 사직 압박과 관련해 “하지만 그들은 좋은 거래를 하고 있다. 그들은 큰 퇴직 보상금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정부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퇴직 압박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판사들이 부패를 찾는 노력을 막으려 하는 것은 믿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DOGE와 협력해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게 행정명령을 내리고 연방정부 인력 규모를 감축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행정명령에는 각 정부 기관은 직원 4명이 그만둘 때마다 1명만 채용하도록 하는 계획을 수립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연방정부 기관이 채용 계획을 세울 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와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광폭 행보를 두고 “트럼프가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머스크의 방대한 비즈니스 제국은 이미 이익을 얻고 있거나, 이익을 볼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게 됐다”라며 이익 충돌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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