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 출당’ 거부 당하자 安 “혁신위장 사퇴”… 宋 “당혹스럽다”

6 hours ago 4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왼쪽).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전략 세미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7 뉴스1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왼쪽).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전략 세미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7 뉴스1 ·뉴시스
“최소한 2명에 대한 인적 쇄신안을 제안했지만 결국은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혁신위원회 구성 발표 15분 만에 혁신위원장 사퇴를 선언한 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다면 제가 혁신위를 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인적 쇄신’의 대상에 대해선 “지난 대선 기간 일종의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에 6·3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후보 교체 파동의 중심에 있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출당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혁신위를 맡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인적 청산’과 혁신위원 인선 권한을 둘러싼 갈등으로 혁신위가 출범하자마자 엎어지면서 보수 재건 작업도 시작부터 내홍에 휩싸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安 “‘날치기 혁신위’는 거부한다”

이날 안 의원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혁신위원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혁신위원장 사퇴 이유로 꼽았다. 안 의원은 박은식 전 비대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을 혁신위원으로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혁신위원장에 안 의원을, 혁신위원에 재선의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과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인선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혁신위원 중) 최소한 1명에 대해서는 제가 합의해 준 바가 없다”며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제안한 혁신위원 대신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의 이 부원장이 이름을 올린 인선안에 대해 안 의원이 의결을 미루자고 요구했지만 비대위가 이를 일방처리했다는 게 안 의원 측 주장이다.

안 의원은 권 전 위원장과 권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출당 또는 탈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제가 혁신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패하고, 우리 당에 더 큰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당내에선 ‘송언석 비대위’가 친윤(친윤석열)계 등 구주류를 의식해 혁신위에 전권을 주지 않으려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는 이번 혁신위에서 저와 박 전 비대위원을 콕 집어 빼냈다”며 “가장 강하게 당을 비판해 왔고, 쇄신을 요구해 왔던 저희만 쏙 빠진 의도는 명백하다. 당은 이번 혁신위를 통해 진심으로 당을 혁신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가 말로만 혁신을 강조한 것 아니냐”며 “혁신위원 인선도 혁신위원장 뜻대로 못 하면서 무슨 제대로 된 혁신안이 나오겠는가”라고 했다.

● 당혹스러운 지도부…安 출마엔 당내 비판도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송 비대위원장은 “혁신위를 정상적으로 출범해 많은 혁신 과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 정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상황은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백서를 통해 대선 과정에서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책임질 부분, 누가 책임질지 등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혁신위와 비대위에서 조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고 그렇게 하는 게 일의 순서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대선 백서를 내놓은 후 인적 쇄신을 제안했다면 검토할 수 있지만, 인적 쇄신안 수용부터 약속하라는 안 의원의 요구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 후 바로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안 의원은 닷새 전인 2일 혁신위원장을 수락하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했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혁신위원장직 수락 5일 만에 사퇴 선언과 당 대표 출마로 이어지는 ‘벼락치기 정치’는 혁신의 진정성을 무색하게 한다”며 “정치가 쇼가 되고 희화화되면 국민의힘은 앞으로 어떠한 혁신도 웃음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