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 좋고, 전망도 어두운데…HMM, 주가 오르는 이유는?[주톡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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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전망에도 주가는 3개월간 30% 이상 올라
이유는 ‘자사주 소각 기대’…유통 주식 수 감소 전망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 주목…증권가 목표가 높여잡아
중장기 업황 우려 여전…“당분간 시황 악화 가능성 커”

  • 등록 2025-07-16 오후 6:00:00

    수정 2025-07-16 오후 6:0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HMM이 올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도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연내 계획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에 따른 기대감과 공격적인 배당 정책이 주가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 업황에 대한 전망은 다소 부정적인 만큼 구조적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HMM(011200)은 전 거래일 대비 750원(2.89%) 하락한 2만 520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최근 3개월간 주가는 31.11%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8.62%)을 웃돌았다. 지난 15일엔 장중 2만 6250원까지 오르며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HMM이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사진=HMM)

이처럼 주가가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배경엔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앞서 HMM은 지난 1월, 1년 내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주주 비례 배정 방식의 공개 매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주주 비례 배정의 공개 매수 가정 시 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제외한 주식 수(전체 주식 수 대비 28.3%)는 기존 2억 9000만주에서 2억 7000만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만약 두 기관의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 적다면 시장 유통 물량은 더 줄어들어 주가에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증권사들도 HMM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iM증권은 지난 15일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면서 목표가도 2만 1000원에서 3만 1000원으로 올렸다. 같은 날 상상인증권도 목표가를 2만 1000원에서 2만 3000원으로 조정했다. 지난달 말엔 KB증권도 목표가를 2만 5000원으로 상향했다.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15% 감소한 2742억원,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8% 줄어든 2조 4187억원으로 예상된다. 미·중 고율 관세 유예에 따른 ‘프론트 로딩’(선제 선적) 수요가 일부 있었지만, 해상 운임 하락의 영향을 피하긴 어려웠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월 들어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 이슈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2분기 평균 SCFI는 1645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37.4%, 전 분기보다도 6.6% 하락했다. HMM을 포함한 해운사들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장기 업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컨테이너 해운업계가 팬데믹 기간 벌어들인 현금을 바탕으로 과도한 컨테이너선 발주를 이어오고 있어서다. 오는 2027년부터 2029년 사이 건조 예정된 선박 수가 2023~2025년 건조분을 넘어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HMM에 대한 투자의견이 중립인 이유는 장기적인 이익 감소 전망에 따른 것”이라며 “해운사들이 (과도한 컨테이너선 발주에 대응해) 노후 선박의 해체나 공격적인 계선(idling)을 통해 시황 방어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통상 심각한 수익성 저하 이후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당분간 시황 악화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https://youtu.be/UdIROqlOQB0?si=wodZ1XpGLEKB1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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