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실종된 50대 근로자를 찾기 위해 지난밤 아스팔트를 제거하고 굴착기로 터를 파내는 작업을 벌였다. 추가 붕괴에 대비해 H빔 절단, 복강판 철거 등 위험 요소 제거에도 주력하고 있다.
13일부터 내린 비로 인해 현장 지반이 약화되자 소방 당국은 14일 오전 3시 37분 전체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날씨가 다소 회복된 오전 6시 30분경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그러나 지반 침하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데다, 일부 컨테이너가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등 위험 요소가 많아 구조대원들은 사고 지점 내부로 직접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원 안전이 완전히 확보되기 전까지는 내부 진입이 어렵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유관기관과의 회의를 열어 향후 수색 방향을 논의했다.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경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에서 발생했다. 터널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지면서 50대 근로자가 실종됐고,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 김모 씨(28)가 고립됐다. 김 씨는 사고 발생 13시간 만인 12일 오전 4시 27분경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는 터널 공사에 사용된 크레인과 컨테이너 등 각종 구조물이 엉켜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터널에는 ‘투아치(2arch)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하나의 아치형 터널을 먼저 뚫고 기둥을 세운 뒤, 옆에 또 다른 터널을 추가로 굴착해 양방향으로 확장하는 공사 방식이다. 이번 사고는 해당 공법으로 세운 버팀목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종된 50대 근로자는 사고 당시 다른 근로자 15명과 함께 상판 위에서 안전진단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의 휴대전화 위치도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매몰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황이다.사고 발생 이후 72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매몰사고의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을 사고 발생 후 72시간 이내로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만큼 구조 작업의 속도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경찰은 사고 직후 기초 수사에 착수했으며, 실종자가 구조되는 대로 유관기관과 함께 정밀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사고 현장 인근 초등학교는 안전 점검을 이유로 이틀간 휴교에 들어갔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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