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영락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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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내 보기 ‘그 집안도 한때는 세도가 당당했지만 이제는 영락한 처지가 되었다.’ ‘그 아이는 아빠를 어찌나 닮았는지 영락없는 붕어빵이다.’ 이 문장들에는 모두 ‘영락’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데 뜻은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이처럼 헷갈리기 쉬운 ‘영락(零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영락(零落)’의 한자를 살펴볼까요. ‘영(零)’은 ‘떨어지다’ 또는 값이 없는 수인 ‘0’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락(落)’도 마찬가지로 ‘떨어지다’라는 뜻의 한자입니다. 옛 문헌에서는 풀이 시들어 잎이 떨어지는 것을 ‘영(零)’으로, 나무가 기운을 잃어 가지와 잎을 떨어뜨리는 것을 ‘락(落)’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영락은 본래 초목이 시들어 잎을 떨구는 모습을 가리키다가 세력이나 살림이 기울어 보잘것없이 된 상태를 비유하는 의미로까지 쓰이게 된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없다’가 붙은 ‘영락없다’는 방금 설명과는 전혀 다른 뜻을 지니게 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영락없다’를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고 꼭 들어맞다’라고 풀이하고 있는데요. 어쩌다가 이런 뜻이 생겼을까요. 여기서는 ‘영(零)’이 나눗셈의 나머지, 즉 숫자 0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셈을 한 결과 나머지가 0이 되어 딱 떨어지는 것처럼 예상이나 짐작이 조금도 어긋남 없이 정확히 들어맞는다는 의미로 자리 잡은 것이지요.● 생각하기 실수를 하고 난 뒤 ‘나는 영락없는 실패자야’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친구들이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존재의 가치를 영락없이 판가름하지는 못하지요.만약에 오늘 실수를 했다면 그 실수는 인정하되 그것이 자신의 전부라고 단정 짓지는 마세요. 앞으로 얼마든지 어제와 다른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을 테니까요. 김환 백영고 교사(유튜브 ‘오분 만에 마스터하는 국어’ 운영)©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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