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감쪽같이 위조해 대포통장 만든 일당 검거’, ‘진품과 감쪽같이 닮은 명품 모조품, 단속 강화’.
신문이나 뉴스에서 ‘감쪽같이’라는 표현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무언가를 했는데 그 흔적이 전혀 남지 않거나, 가짜인데도 진짜와 구별이 어려울 만큼 똑같을 때 쓰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 ‘감쪽’이라는 말은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말이랍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요.
사실 ‘감쪽같다’의 어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은 ‘감접설’입니다. 감나무는 직접 씨를 심어서 키우면 좋은 감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농부들은 생명력이 강하면서도 같은 감나뭇과인 고욤나무에 감나무 가지를 접붙이는 방법을 썼는데 이걸 ‘감접(柿椄)’이라고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감접을 한 뒤 1년쯤 지나면 두 나무가 단단히 밀착돼 어디를 접붙였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접을 붙인 것 같다’는 의미의 ‘감접같다’라는 말이 만들어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감쩍같다’를 거쳐 ‘감쪽같다’로 변했다는 설명입니다.또 다른 설은 ‘곶감설’입니다. 곶감을 쪼갠 쪽이 너무 달고 맛이 좋아서,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봐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먹어 치운다는 것이죠. 그래서 어떤 일이 흔적도 없이 빠르게 처리되는 모습을 ‘곶감의 쪽을 먹어 치우는 것과 같다’고 빗댄 데서 ‘감쪽같다’가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 생각하기
이렇게 두 가지 어원을 알고 나니 별생각 없이 쓰던 ‘감쪽’이라는 말이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주변에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감쪽같은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그들의 감쪽같은 재능이 아닌 괴로웠을 감접의 과정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 보는 건 어떨까요.김환 백영고 교사(유튜브 ‘오분 만에 마스터하는 국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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