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여파에 통신주의 희비가 갈렸다. SK텔레콤이 사태 수습을 위해 오는 5일부터 이동통신 신규가입을 중단키로 하면서 사업 타격이 불가피해진 반면, KT 등 경쟁사들은 반사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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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로 오는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힌 2일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소진 및 유심보호서비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017670)은 전거래일 대비 1.1% 내린 5만3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28일 주가가 6% 넘게 급락한 이래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른 통신주들은 이날 상승세로 주가를 마감했다. KT(030200)는 전거래일 대비 3.28% 오른 5만3500원을 기록했다. KT는 이날 오후 12시30분께 5만40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032640) 역시 전거래일보다 1.41% 오른 1만219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1만225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했다.
통신사 간 주가 흐름이 상반된 것은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 수습을 위해 신규 가입을 중단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유심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에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 같은 정부의 요구에 SK텔레콤은 오는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는 이날 설명회를 개최하고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시행하고, 원활한 유심 교체를 위해 재고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SK텔레콤의 신규 가입자 모집이 중단되면서 실적이 악화하는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치로 SK텔레콤은 6월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이 어려워 5월 일평균 1만명, 6월 일평균 5000명 가입자 순감이 불가피하다고 가정할 경우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16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2025년 연간 실적 감소는 1116억원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약 7만명의 SK텔레콤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은 23만7000명을 기록해 전월 대비 87% 증가했다.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9만5953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8만6005명으로 각각 확인됐다.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통신사 시장 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호이동 시장 활성화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대응 방향에 따라 통신사 시장점유율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