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협의체인 OPEC+가 소폭 증산에 합의했고, 러시아 원유에 대한 추가제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지난주 부진한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돼 에너지 수요 전망이 약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다가 일부 만회했다.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선물은 전날보다 0.63% 상승한 배럴당 62.2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79% 오른 배럴당 6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는 10월부터 추가 증산 계획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예상보다 적은 수준인 점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는 “이제 가격 방어보다는 시장 점유율 방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잉여 공급으로 향하는 시장에 다시 공급을 허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2단계 제재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및 러시아산 원유 구매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타자와 도시타카 후지토미 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미국 제재 가능성이 공급을 더 타이트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주 지역의 공급 증가가 러시아 공급 감소와 글로벌 수요 증가를 상쇄하고, 내년도 원유 공급 과잉이 다소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6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56달러, WTI 평균가격은 배럴당 52달러로 예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