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KF-21 전력화, 미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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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KF-21 전력화, 미뤄선 안 된다

최근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전력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 부담과 전장 환경 변화를 이유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KF-21은 단순한 예산 논리를 넘어 한국 공군력의 중추이자 자주국방을 완성할 독자적 억제력의 핵심 축이다. 현대전에서 ‘공중 우세’ 확보는 합동작전 수행 체계의 성패를 판가름한다.

우리가 이 시점에 KF-21 양산 사업을 완수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영공 방위의 근간인 독자적 항공작전 대비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현재 공군은 수명주기가 만료된 F-5E/F 등 노후 로(low)급 전투기 퇴역(2027~2030년)으로 가시적인 전력 공백에 직면해 있다. 4.5세대 첨단 전투기인 KF-21은 이 격차를 적기에 메우고 우리 공군의 질적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대안이다. 전력화가 지연되면 작전 요망 대수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공백은 물론, 조종사 훈련 공백과 현용 전력 가동률 저하 등 작전 지속 능력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다. 아울러 미래 네트워크 중심전(NCW)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환경에서도 지휘통제를 수행할 유인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KF-21은 한국형 복합전투체계를 주도할 ‘모선(母船)’으로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둘째, 자주국방 역량의 내재화와 항공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다. 첨단 전투기는 최초 획득 비용보다 30년 이상 운용하며 발생하는 운영유지비가 수명주기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해외 도입 전력은 성능 개량과 부품 조달 과정에서 지속적인 외화 유출을 초래하고, 기술 이전 제한으로 인해 해외 종속성을 심화시킨다. 이에 비해 국산 전투기는 이 막대한 예산을 국내 산업계로 환류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국내 주도의 독자적인 창정비 역량 구축과 진화적 성능 개량을 통해 방위산업 생태계 고도화와 자립 기술 축적이 가능해진다. 사업이 순연된다면 생산라인 유지 고정비 증가와 1·2차 협력업체 공급망 붕괴로 오히려 사업비가 증가하는 ‘비용 부메랑’을 맞을 것이다.

셋째, 글로벌 방산 시장 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할 첨단 플랫폼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국제 방산 시장에서 무기체계를 선정할 때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수출국 군의 직접 검증과 안정적인 운용 실적이다. 글로벌 우수 방산 제품은 예외 없이 자국군의 실전적 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신뢰를 확보했다. 공군이 KF-21을 적기에 인수해 작전 요구 성능을 완벽히 입증하는 것이 잠재 고객의 구매를 유도할 선결 과제다.

우리 군은 FA-50과 천궁-Ⅱ 수출 과정에서 후속 군수지원 역량을 증명하며 ‘정부 간 거래(G2G)’의 신뢰를 쌓았다. KF-21 역시 자국군의 안정적인 전력화가 선행돼야만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KF-21 양산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공군의 미래 전투력과 자주국방 역량 그리고 국가 첨단 항공산업의 사활을 결정짓는 전략적 투자다. 국방은 타협과 속도 조절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방기술 주권은 타이밍을 놓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단기 재정 압박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방의 연속성과 방산 공급망 수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KF-21의 적기 전력화를 위해 국가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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