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스탠턴 ‘토이 스토리 5’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어.’ ‘토이 스토리 5’는 이 문구 한 줄로 오히려 기대감을 만든다. 모험의 재미란 위기가 클수록 커지는 게 아닌가. 장난감들의 모험극이라는 상상력으로 벌써 시즌5까지 제작된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그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으로 긴장감을 만든다. 다름 아닌 태블릿PC의 등장 때문이다. 집집마다 태블릿이 들어오면서 아이들은 장난감 대신 게임과 채팅에 빠져든다. 장난감들은 상자에 담겨 지하 창고로 들어가거나 버려진다. 이건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만든 시대의 변화지만, 고전적인 장난감의 입장에서 보면 ‘종말’에 가까운 충격이다. 특히 자신을 사랑했던 아이들에게 버림받았다는 배신감과 상처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장난감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며 놀았던 8세 소녀 보니 역시 이러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태블릿을 들고 있고, 거기서 친구를 사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도 장난감을 갖고 노느냐며 보니를 이상한 아이 보듯 한다. 그래서 보니 역시 태블릿 ‘릴리 패드’에 빠져들지만, 그 세계가 즐거움만 주는 건 아니다. 친구를 사귀게 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때로 상처 주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놓는다. 영화는 태블릿에 빠진 보니 때문에 버려질 위기에 처한 장난감들이 힘을 모아 그 위기에 맞서는 과정을 담았다.“우리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장난감들은 시대 변화를 거스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걸 그런 말로 드러낸다. 장난감들이 캐릭터로 나오는 영화지만, 엄청난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소외되고 버려지는 존재들의 가치를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존재 가치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니.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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