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사고 1주년 맞아 日언론들 보도
지난달 운수안전위 중간보고서 발표
2016년 신치토세 사고 당시 교훈과
여러 우연들 겹쳐 사상자 발생 면해
항공 수요 비해 관제사 수 부족 문제
지난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과 해상보안청 항공기 충돌 사고 만 1년이 되는 2일, 일본 언론들은 당시 사고 상황을 복기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시 사고로 해상보안청 항공기 승무원 5명이 사망했지만, 일본항공 여객기 탑승객 379명은 불타는 기체에서 기적적으로 10분만에 전원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12월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중간 조사 보고서에서 해당 사건에서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과거 교훈과 우연이 겹친 덕이었다고 분석했다.
2016년 신치토세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엔진 화재로 긴급 탈출이 이뤄졌을 당시, 승객들이 짐을 들고 비상구로 이동하면서 탈출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때는 다행히 4명의 부상자 이외에 165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지만, 훨씬 긴급한 상황이었다면 탈출 지연으로 인명피해가 충분히 발생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고 이후 일본항공은 승객용 안전 비디오를 개정해 비상시 짐을 두고 탈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긴급 탈출 훈련을 강화했다. 그리고 실제로 하네다 공항 사고때는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짐을 신경쓰지 말고 탈출해 달라고 주의를 환기했고, 승객들도 이에 협조해 빈손으로 탈출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망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던 데는 우연도 크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착륙 중이던 여객기가 해상보안청 항공기 꼬리 부분과 충돌했을 때 충격은 여객기의 안전 설계 기준을 크게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운 좋게도 여객기의 조종석과 객실은 큰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이때 충격으로 여객기 앞바퀴의 타이어가 떨어져 나갔지만, 지지대가 꺾이지 않아 기체가 지면과 직접 닿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조건이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인명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조사에서 해당 사고는 해상보안청 항공기 기장이 하네다 공항 관제사의 ‘넘버 원’ 표현을 이륙 허가로 착각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급증하는 항공편 수요에 비해 관제사 인력이 부족한 현실로 인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활주로 담당 관제사는 이착륙 중인 5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조율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6000만 명의 해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관제사 숫자는 지난 10년간 약 2000명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항공 수요 증가와 관제사의 업무 부담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직 관제사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관제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공항 7곳에 이착륙 조율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항공 보안 대학의 관제사 채용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관제사의 피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2026년 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항공 관제 노조는 “몇백 명 단위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며 “항공업계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