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개입 수위 높인 정부
증권사 앞다퉈 '우주 ETF'로
달러 유출땐, 원화 추가 약세
원화값 야간서 1540원대 추락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로
구윤철 "쏠림 과도할땐 조치"
정부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명의로 외환·채권시장에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선 배경은 고금리·고환율 흐름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라는 3고 현상을 견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장세가 가파르면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소비 여력이 금리 상승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지표상 평균치일 뿐, 수입물가 폭등과 대출이자 부담은 저소득층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4일 구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환율·채권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혹은 변동이 발생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8%대를 돌파하면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에 대한 방어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재경부는 국고채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특히 국내 일부 금융사가 채권시장에서 채권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이른바 '숏베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자 정부는 엄중하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 대책에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뒷받침되는 금리 인상 사이클인 만큼 장단기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면서 "국고채 3년·10년 금리는 최종 기준금리 3.25%를 기준으로 각각 4% 초반, 4% 중반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역시 달러당 원화값이 야간에 1540원 선까지 밀려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내린 1530원에 출발해 152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5월 초 1450원 선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80원 정도 추가 하락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대규모 달러 수요를 유발한 결과다. 이에 더해 중동전쟁 지속과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강 달러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시장 쏠림이 강한 상황이지만 이를 정책적으로 막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예고된 스페이스X(기업가치 2조달러)와 앤스로픽(1조달러) 등 이른바 '빅테크 공룡'들의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외환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상장에 나서면 글로벌 자금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이에 외환당국은 최근 관계기관 및 관련 금융·증권사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을 모니터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급등으로 국내에 투자 열풍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페이스X 같은 초대형 IPO로 국내 투자금이 쏠릴 우려가 있다고 본 대목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우주 상장지수펀드(ETF)' 조성을 위해 앞다퉈 스페이스X IPO 청약에 나서고 있어 정부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나현준 기자 / 김혜란 기자 / 오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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