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도료·탄소 저감형 건재용 도료 등 전시…'소재 기반의 기술기업' 자리매김한 노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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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그룹은 한국 산업의 태동기부터 이어져온 몇 안 되는 장수 기업 중 하나다. 건물 외벽을 칠하던 시절부터 철도·조선·자동차·전자 등 산업 전반에 고기능성 도료를 공급했다. 이젠 ‘소재 기반의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루그룹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4월 14일부터 5일간 경기 안양 본사에서 ‘2025 신기술·신제품 전시회’를 열었다. 기술 중심 미래 전략의 성과를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자리였다. 노루 관계자는 “80년간 축적된 시간은 기술 자산이 됐다”며 “‘표면을 칠하는 기술’은 ‘산업을 지탱하는 소재’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노루페인트는 기술 소개가 아니라 노루가 지향하는 미래 산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방향성을 드러냈다. 전시회에는 그룹사 및 협력사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혁신을 위한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그룹 내 임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실시간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노루그룹의 2025년 신제품 스텔스 도료 부스.  노루페인트 제공

노루그룹의 2025년 신제품 스텔스 도료 부스. 노루페인트 제공

현장에서는 발표 외에도 기술 설명 스트리밍, 실시간 Q&A 세션이 이어졌다. 구성원들은 제품의 성능, 응용 분야, 시장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전시회는 세 가지 전략적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장 눈에 띈 제품은 ‘스텔스 도료’였다. 이 제품은 고분자 미세 구조와 입자 조성의 정밀 설계를 통해 우수한 전파 흡수율과 경량화를 동시에 실현한 방위산업용 특수 도료다. 연구소 관계자는 “국방 분야는 국가의 전략 기술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시장 진입의 교두보”라고 설명했다.

노루페인트 안양공장 전경.  노루페인트 제공

노루페인트 안양공장 전경. 노루페인트 제공

미래 성장 동력 기술 섹션에서는 환경과 안전,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총 6종의 기술이 공개됐다.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용 난연 몰딩제’였다. 이 제품은 고난연성과 전기적 절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소재다. ‘탄소 저감형 PCM 건재용 도료’는 기존 컬러강판 제조공정의 물성은 유지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소재다. 탄소중립 관련 환경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건축·산업소재 분야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시장 주도 기술 섹션은 소비자 접점이 높은 영역의 성능 개선에 집중됐다. 대표 제품인 ‘하이브리드 투명 보호 코팅제’는 에폭시와 실록산 수지를 섞어 내스크래치성, 빠른 경화 시간, 우수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주차장, 호텔 로비,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노루가 이번 전시회에서 강조한 기술은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는 전략적 기술로 평가된다. 방양국 노루페인트 연구소장은 “우리가 향후 10년, 20년 동안 무엇을 중심으로 일할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전략적 선언”이라며 “노루그룹은 과거에도 기술 전시회를 이어왔지만, 이번 80주년에는 그룹 전체가 기술을 공유하고 시장의 변화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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