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6년 만에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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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지닌 세계 정상급 악단
드뷔시-스트라빈스키 등 독자 해석
7월 5,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조너선 노트. 롯데콘서트홀 제공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조너선 노트. 롯데콘서트홀 제공
“예술을 나누는 건 인간이 가진 가장 직접적인 소통 방식입니다. 오케스트라가 투어를 떠나는 이유도 결국 지구 반대편에 사는 매혹적인 문화의 사람들과 인간의 보편적 진실을 함께 즐기고 나누기 위해서겠지요.”

6년 만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서면으로 만난 스위스 대표 관현악단인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조너선 노트는 “위대한 예술이란 인간의 보편적인 진실을 함께 즐기고 나누는 우화(allegory)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럽의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다. 특히 프랑스 및 러시아 근현대 음악 레퍼토리에 강점을 가진 이들은 스트라빈스키, 라벨, 드뷔시 등과 긴밀한 작업을 하며 독자적 음악 해석을 구축해 왔다.

7월 5,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지는 내한 공연 프로그램도 이런 전통적 강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짜였다. 5일에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를 들려준다. 6일에는 스위스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윌리엄 블랭크의 ‘모포시스’를 아시아 초연한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도 선보인다.

“스트라빈스키의 두 발레 작품은 ‘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음악을 통해 어둠의 에너지를 빛으로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페트루슈카의 리듬은 장난기 어린 멜로디에 숨겨진 불안감이, 봄의 제전은 정면으로 내리치는 강렬함이 있죠. 두 개의 대비되는 쌍으로 구성된 하나의 이야기책처럼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모포시스 초연을 이번 프로그램에 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듣다 보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많은 현대음악을 발견하게 된다. 미래가 나아지려면 언제나 새로운 경험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한다”며 “음악은 연주될 때마다 생명을 얻는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이틀에 걸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자로 나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각각 선보인다. 양인모는 2022년 제12회 시벨리우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연주자다. 노트는 “몇 차례 리허설과 시벨리우스 협연 공연을 함께 해봤는데 정말 훌륭했다”며 “그는 놀라운 바이올리니스트일 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음악가였다. 협주곡이 끝난 뒤 우리 둘 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 했다. 노트는 2014년 처음으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7번을 연주해 찬사를 받았으며, 2017년 1월 음악감독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악단을 이끌어 왔다. 이번 내한공연은 노트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진행하는 마지막 시즌 투어다.

“2014년 첫 연주부터 쌓은 경험과 관계가 음악을 더 정교하게 다듬었고, 음악이 진심으로 ‘말을 걸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결국 우리가 공유한 경험이 인생의 여정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닐까요?”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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