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6·3 지방선거 압승까지 거론되던 여당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친청(친정청래)계 후보가 당선돼 가장 큰 시름은 덜었지만, 일부 광역단체장과 함께 ‘텃밭’ 호남권 기초단체장의 석권에 실패하자 당 안팎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4일 SNS에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전북도민과 정청래 지도부의 대결이었고 그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고 썼다. 전북에선 친청계 이원택 당선자(51.22%)가 뽑혔지만, 김 후보도 41.78%의 득표율로 선전했다. 김 후보는 정 대표 체제에서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제명된 뒤 선거 기간 내내 정 대표를 비판해 왔다.
호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싹쓸이’는 없었다. 완도 강진 광양 등 세 곳을 무소속에, 신안 장흥 등 두 곳을 조국혁신당에 뺏겼다. 대부분 공천 갈등이 불거진 지역이다.
당내에선 악화한 호남 민심과 서울 등 광역단체장 낙선 성적표가 결부돼 비당권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영길 인천 연수갑 재보궐선거 당선자는 이날 라디오에서 “쉽게 이길 선거를 악전고투하게 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에 아쉬움이 크다”고 정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송 당선자는 정 대표 대항마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친명(친이재명)계 연합 전선을 구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기 평택을 재보선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것도 선거 책임자인 정 대표에게 큰 부담으로 남았다. 진보 진영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아 유 당선자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지적이 여권에서 나온다. 조 후보는 이날 SNS에 “선거 결과로 인해 범민주진영 내부 논쟁과 균열이 예상된다”고 썼다. 여권 관계자는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먼저 거론한 정 대표가 범여권 잠룡인 조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혔다”며 “진보 진영 일부 지지자의 비판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결선투표제 등 공론화 과정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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