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 소장가치 큰데…" 전통주·위스키 울리는 '경고 딱지'

4 weeks ago 11

“술병에 담배처럼 경고 그림이 붙으면 디자인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윤종림 명품안동소주 대표의 말이다. 그는 “전통주는 병 모양과 라벨 디자인, 지역의 역사성을 고려해 상품 가치가 책정되는 제품”이라며 “전면에 경고 그림이 들어가면 선물용 수요가 위축되고 해외 주류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챗GPT로 생성한 가상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가상 이미지.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술병 전면에 음주운전 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한 데 대해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음주운전 예방이라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지만, 병과 라벨이 상품성의 핵심인 전통주·위스키·와인·등의 시장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정식 유통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도 문제다. 같은 위스키와 와인이라도 국내 수입품에는 전면 경고 그림을 부착해야 하지만 해외 직구나 일부 면세 구매 제품엔 붙이지 않아도 된다. 규제가 도입되면 주류 소장품의 가치를 중시하는 애호가는 국내 정식 수입품 대신 해외 직구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고가 주류의 경우 병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다. 위스키와 와인은 라벨과 패키지가 브랜드와 소장 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전통주는 더 민감하다. 안동소주, 문배주, 이강주 등은 병과 라벨에 지역성과 역사성, 장인정신 등을 담아 차별화한다.

제도 변화로 영세 전통주 업체의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 주류업체는 법무·품질관리·패키지 조직을 통해 라벨 변경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대표가 생산과 영업, 납품을 모두 맡는 지방 양조장은 그럴 여력이 없다. 명절 선물 세트 등 몇 달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물량의 경우 생산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규제 도입 사실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업체도 적지 않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