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충북대에 수의대가 개설됐다. 이후 36년 동안 수의대는 등장하지 않았다. 전국 10개 대학(서울대·강원대·경북대·전북대·제주대·건국대·경상국립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 수의대에서 매년 496명을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 수요가 커지면서 수의대 증원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도 36년째 동결된 수의대 증원 확대를 위한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수의사 중장기 수급추계 연구' 연구 용역 발주에 나섰다. 이달 연구용역에 착수해 오는 10월까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수의사 수요 현황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여기에 수의사 양성을 위한 계획도 설계할 계획이다. 결국 수의대 정원을 늘리기 위한 밑작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요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소관 부처인 교육부와 함께 수의대 정원 확대 등에 나설 수 있다"며 "대한수의사회와 관련 연구자 등으로 수의사 수급 관련 자문단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의대는 1989년 이후 전국 10개 대학(서울대·강원대·경북대·전북대·제주대·건국대·경상국립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의 정원 496명을 36년째 유지하고 있다. 대학별 정원은 40~70명가량이다. 거점 국립대 가운데 수의대가 없는 부산대를 중심으로 수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수의대 신설을 요구한 부산대는 수의과대 설립 추진 태스크포스(TF)도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활성화하는 것을 반영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2023년에 62억달러 규모인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32년 152억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수의사 수요도 팽창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정부의 수의사 수급 여건 조사는 전국 수의 공무원(수의사) 부족 사태도 반영됐다. 이들은 구제역, 럼피스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비롯한 가축 전염병 발생 때 방역에 긴급 투입되는 가축방역관 등으로 근무 중이다. 지난해 9월 전국 가축방역관 정원은 1061명으로, 두 달 전 정원(1214명)보다 100명 넘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수의직 채용 과정에서 미달 사태가 이어졌다.
그만큼 수의대 경쟁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개 대학 수의대의 수시 모집 경쟁률은 매년 30대 1 안팎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