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불황 속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는 매매가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신규 청약 단지도 주목받는 반면, 지방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 약화와 미분양 등으로 고전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수도권은 1.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방은 2.0% 하락해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하며 1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핵심 입지에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상승폭이 전주(0.10%)보다 확대됐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04%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청약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는 극명하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분석에 따르면, 2024년~2025년 1분기 전국 분양단지 308개 중 지방 물량이 165개(53.6%)를 차지했음에도 수도권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71.4대 1인 반면 지방은 7.0대 1에 그쳤다.
수도권 경쟁률이 지방의 10배 이상이라는 수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서울권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에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사상 최초로 13억을 돌파했다.
KB부동산 월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월 13억 2965만원으로 첫 13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5월 기준 13억4543만 원으로 한 달 새 1.19% 추가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2543만원, 수도권은 7억718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방 시장은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맞물린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은 전국 2만5117가구인데 이중 81.8%가 지방(2만543가구)에 몰려 있는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시장 리스크가 커질수록 서울 분양 단지의 안전자산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서울의 신규 공급 물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지금이 기회’라는 수요자 인식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