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목도리 등 방한용품 착용해도 역부족”
영하 20도를 밑도는 ‘역대급 한파’가 전국 곳곳에 들이닥친 9일 출근길 시민 모두가 동장군과 맹렬한 사투를 벌였다.이날 오전 7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반월동 한 버스정류장에서는 시민 10여 명이 하나같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패딩 점퍼와 목도리 등 각종 방한 용품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추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는지 이들은 연신 발을 동동구르거나 손을 입에 대고 호호 입김을 불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박 모 씨(28)는 “체감상 올 겨울 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것 같다”며 “아무리 움직여도 추위를 떨쳐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비슷한 시각 부산 부산진구 서면 중인 김민성 씨(51) 역시 “오늘 중요한 일정이 있어 단정하게 보이기 위해 히트텍, 셔츠, 니트, 조끼 패딩을 입고 코트를 입었는데도 너무 춥다”고 했다.
부산지역 시민 대부분은 두꺼운 패딩 차림이었다. 이 중 몇몇은 휴대용 손난로(핫팩)나 따뜻한 음료도 챙겨 나온 모습이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만난 최민주 씨(28)는 “지하철역 안에 있는데도 추워서 귀가 계속 시리다”며 “지금도 추운데 역사부터 사무실까지 10분가량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앞 쉼터형 버스정류장 안에도 맹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난방기 온도는 제일 높은 온도로 설정돼 있었다.
남춘천역 안 대기실은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은 열차가 있는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역사 밑에서 바람과 추위를 피하기도 했다.
동시간대 춘천중앙시장 앞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시장을 나온 어르신들은 마스크와 두터운 옷차림을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A 씨(50대·여)는 “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시어머니를 만나뵈려고 일찍나왔다”며 “춥다고 하길래 두깝게 입었는데도 추위가 전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최저기온이 가장 낮은 곳은 양양으로 수은주가 -24.9도(설악산)까지 내려갔다. 고성(향로봉)의 아침 기온(-22.4도)도 -20도를 밑돌았다.수도권에선 연천 기온이 -16.1도까지 내려갔다. 포천(-14.9도)과 파주(-13.7도) 기온도 -10도를 밑돌았다.
체감온도는 최저 -36.3도(고성)까지 떨어졌으며 철원(-34.8도)과 인제(-33.4도), 무주(-30.6도) 등에서 -30도 밑돌았다.
강추위는 10일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이 -21~-5도로 예보돼 이날(9일)보다 1~2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 주까지 기온은 아주 서서히 상승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강추위는 중국 쪽에서 대륙 고기압(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며 -40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됐기 때문라는 게 기상 당국 설명이다.
(전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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