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 훗스퍼)가 생애 첫 우승 순간에 태극기를 함께 들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막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1~0으로 이겼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20여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하고서 무려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 축배를 들었다. 손흥민의 허리에는 태극기가 감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속팀인 토트넘도 이날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축구공을 들고 있는 손흥민의 사진을 게재하며 "주장으로 유럽축구 메이저 트로피를 이끈 첫 번째 한국인 선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뛰는 동안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 리그컵,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3번이나 우승의 문턱에서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쳤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손흥민이다. 연령별 대회로 분류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금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토트넘의 경우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이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토트넘이 우승한 것은 UEL의 전신인 UEFA컵에서 우승한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이다.
특히 토트넘은 올해 EPL에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에 그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UCL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놀라운 감정이다. 오늘은 꿈이 이뤄지는 날"이라며 "너무 행복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어려운 시기가 많았다. 큰 압박을 느꼈고, 이 우승을 너무 간절히 원해 일주일 내내 매일 밤 꿈을 꿨다"며 "이제는 편히 잘 수 있을 거 같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더불어 한국 팬들에겐 "한국은 새벽 4시"라며 "그 시간에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이 트로피를 들고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돼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