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는 조부모 절반 “원치 않지만 거절 못해”

16 hours ago 1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 2명 중 1명 이상은 원치 않았지만 자녀의 사정으로 돌봄을 맡게 된 이른바 ‘비자발적 돌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부모들은 하루 평균 6시간가량 손주들을 돌봤으며 상당수는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돌봄 경험이 있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의 손자녀 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조사에 참여한 조부모는 평일 기준 평균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6.8시간에 달했다. 응답자의 53.3%는 “손자녀 돌봄을 원하지 않았지만 자녀의 사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고 답해 비자발적 돌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46.8%는 손자녀 돌봄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손자녀 돌봄은 주로 경제적 이유로는 출산 후 취업하거나 복직한 자녀와 사위·며느리를 돕기 위해 시작된 사례가 많았다. 성별로 보면 비자발적 돌봄 경험 비율은 여성 57.5%, 남성 44.6%로 12.9%포인트 차이를 보여 여성 노인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손자녀 돌봄은 조부모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81.9%는 손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답했고, 68.8%는 자녀와의 관계도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긍정 효과는 남성(73.6%)이 여성(66.5%)보다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자녀 돌봄은 노년기 조부모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73.7%는 육체적 피로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60.4%는 정신적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했다. 기존 질환이나 통증이 악화됐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부모 돌봄은 많은 가정의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부모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조부모 돌봄에 의존하기보다 부모가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 구조와 관행을 개선하고 공적 돌봄의 질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