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회사 주가가 '290%' 급등…1년 사이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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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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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부진과 경영진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024년 힐러리 슈퍼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이후 이미지를 쇄신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는 브랜드 경쟁력 자체가 회복된 만큼 최근 성장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 변화로 매출 부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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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빅토리아시크릿은 최근 1년간 291.6%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88.5달러로 최고 주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거쳐 7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2021년 상장 초반 74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1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초만 해도 주가가 16달러였다. 모델 다양성과 체형 포용성 부족을 둘러싼 비판에 전 CEO의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 연루 의혹 등이 겹치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영향이다.

1977년 미국 사업가 로이 레이먼드가 설립한 빅토리아시크릿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란제리 시장을 공략했다. 1990년대 초 매장을 350개까지 늘리며 미국 최대 속옷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1995년 패션쇼를 도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수십 년간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속옷에서 화려함보다 편안함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기능성 제품 수요가 확대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빅토리아시크릿이 트렌드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며 부진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시장 점유율은 33%에서 24%로 떨어졌다. 매년 열리는 패션쇼도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았다.

◇브랜드 정체성 강화

2024년 9월 취임한 슈퍼 CEO를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한 점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무리하게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보다 란제리 등 소비자가 기대하는 핵심 상품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2019년 취소한 패션쇼를 재개한 것도 브랜드 존재감을 다시 살리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최근 18개월 동안 브래지어 10개 라인을 전면 개편해 착용감과 디자인 등을 개선했다. 와이어가 없는 속옷 등 유사 제품군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슈퍼 CEO는 “소비자들이 제품 혁신, 스토리텔링,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에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빅토리아시크릿은 매출 1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13억5000억달러) 대비 15.3% 증가한 수준이다. 할인 판매 의존도를 줄인 점도 수익성을 개선했다. 조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3%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매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부터 2년간 운영 매장은 1370개에서 1420개로 늘었다. 파트너 운영 매장도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월가도 목표주가 상향 조정

투자은행(IB)들은 이 같은 성과를 일회성이 아니라 사업 개편에 따른 구조적 회복의 결과로 봤다. 바클레이스는 “매출 증가와 상품 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성장 국면은 수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고객이 증가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JP모간은 “신규 고객 증가율이 두 자릿수 초반을 기록하고 있다”며 “소비자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고객의 질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연소득 5만달러 미만 가구와 20만달러 이상 가구 모두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클레이스는 목표주가를 기존 67달러에서 108달러로 대폭 올렸다. JP모간도 목표주가를 88달러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실적 개선세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UBS는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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