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배제한 민주당 경선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죄송하다. 부끄럽지만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면목이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며 “계엄과 내란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정리되면 정치가 복원되는 시간을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하지만 민주당은 2002년보다 후퇴했다”며 “그 해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이 뜨거웠던 이유는 당연하다 여긴 기존의 순위, 질서를 깨는 우리 선수들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뜨거웠고, 노무현도 그렇게 이겼다. 국민을 믿고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고, 포용과 통합이 김대중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의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서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완전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했다”면서 “당 선관위에서는 후보측과 어떤 설명이나 논의도 없이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를 발표했다. 후보들과 협의 없는 경선룰은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신천지가 두렵고 전광훈이 무서운데 무슨 선거를 치르겠나”라며 “차라리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 명단에 오른 사람은 참정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는 게 더 솔직한 선택 아닌가. 역선택이라고요? 그런 역선택이 민주당 경선에서 언제 있었나”라고 다그쳤다.
그는 “대한민국 공화주의 질서가 반민주 세력에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시나. 절대 그렇지 않다”며 “정치가 국민의 민주 역량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설계하겠나. ‘의원 총회에서 후보를 뽑겠다고 결정했다’면 차라리 민주당이 더 솔직해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선언을 했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인 87년 체제를 유지한 채 취임하는 21대 대통령은 누가 되어도 증오와 분노의 정치를 증폭시키고, 국민주권의 사유화 유혹과 정치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 민주당의 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이 무엇인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려고 한다”며 “당분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제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도 듣고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