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전용면적 59㎡ 소형 아파트도 1년 만에 분양가가 2억원 넘게 뛰면서 서민이 살 수 없는 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 5월 전국 민간 분양 아파트 공급물량은 총 5690가구로 전년 동기 1만4938가구 대비 61.9%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민간 아파트 공급이 부진한 모습이지만, 서울 등 청약 인기 지역은 공급이 늘고 분양가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양상이다.
5월 지역별 공급 물량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 제주 등 10곳에서 단 한 가구의 공급도 없었다. 이에 반해 서울은 1766가구가 공급돼 전년 동기 478가구 대비 269% 늘었다. 이는 2020년 이후 서울의 5월 공급량 중 최고치다. 경기 지역도 2247가구 공급되는 등 수도권 공급이 많았다.
인기 지역에서는 분양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용 59㎡ 소형 아파트의 전국 평균 분양가는 4억8473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12%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의 전용 59㎡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5월 9억9565만원에서 올해 5월 12억3332만원으로 23.87% 폭등했다. 한 해 사이에 분양가가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도 전국 평균 분양가는 6억6056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9% 상승에 그쳤지만, 서울 평균 분양가는 16억1668만원으로 같은 기간 19.34% 치솟았다. 인접 지역인 경기의 평균 분양가가 전용 59㎡는 5억8074만원, 전용 84㎡ 8억3180만원인 것에 비해 두 배 수준이다.
리얼하우스 김선아 분양 분석팀장은 "인기 있는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의 원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공급이 부족한 지역의 똘똘한 한 채를 잡으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은 정부 정책에 따른 필연적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소형 아파트 가격이 서민의 손에 닿지 않을 정도로 오르지 않도록 공급 확대와 동시에 분양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5월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4.61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 9.53대 1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분양성이 높은 수도권 위주로 분양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청약 1순위 마감 비율도 전국 평균 61.47%로 지난해 60.02%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