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경안 12조 편성
‘상생 페이백’ 등 민생지원 4조 투입… AI 1조8000억 추가 지원 GPU 확보
반도체 지원 26조→33조로 늘리고… 소부장 기업 투자보조금도 신설
정부는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관련 인프라, 연구개발(R&D) 등에 2조 원 이상 재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추경으로 5000억 원을 반도체 산업 지원에 추가 투입해 총 지원 규모를 26조 원에서 33조 원으로 대폭 늘릴 방침이다. 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나선 데는 ‘반도체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상 보조금 지급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점도 재정 투입을 강화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소상공인, 취약계층 지원에 최소 4조 원 투입
다만 정부의 추경안이 그대로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경 편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급추락하고 있어 ‘국내총생산(GDP) 갭’(실질 GDP와 잠재 GDP의 격차)을 메우려면 35조∼120조 원이 필요하다”며 “(정부 추경안이) 12조 원인데, 시장에서 생각하는 120조 원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국채 발행 규모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민주당 추경안의 절반에 달하는 15조 원은 전 국민 25만 원 지급을 위한 대선용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12조 원 규모 추경이라도 우선 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부장 보조금 신설,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70% 국비 부담정부는 이날 필수 추경 편성과 더불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도 추가로 공개했다. 최 장관은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33조 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재정도 2026년까지 4조 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의 국내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중국의 추격, 미 행정부가 약속했던 보조금 지원의 불확실성이 증가해 정부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보조금을 신설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공급망 안정 품목·전략물자를 생산하는 소부장 기업에 신규 투자액의 30∼50%를 지원(건당 150억 원, 기업당 200억 원)하는 방식이다. 소부장 기업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반도체 저리 대출 지원은 기존 17조 원에서 3조 원 이상 추가 공급한다.
반도체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각종 지원책도 마련된다. 특히 경기 용인·평택 등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 비용 중 정부 지원 비율을 기존 발표(50%)보다 20%포인트 늘린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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