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동궁' 리뷰
세자 줄초상 벌어진 조선왕실
풍수사가 궁에 깃든 원귀 추적
'킹덤' 잇는 한국형 궁중 오컬트
조승우 첫OTT 출연으로 화제
과도한 반전 남발에 피로감도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K드라마'의 서막은 한국형 궁중 호러였다. 2019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K좀비 드라마 '킹덤'은 후속 시즌과 외전인 '킹덤: 아신전(2021)'의 제작으로까지 이어질 만큼 글로벌 돌풍을 일으켰고, 이후 이어진 넷플릭스의 천문학적 한국 투자를 이끌어낸 첨병이었다.
외전을 끝으로 후속작 소식이 뜸해진 지 5년째. 킹덤이 개척한 한국형 궁중 호러 사극의 계보를 잇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8부작 시리즈 '동궁(연출 최정규)'이 지난 17일 공개됐다. 연기파 배우 조승우의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연작이자, 갓과 도포를 쓴 한국형 귀신과 무속 신앙을 전면에 내세운 K오컬트 사극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낳은 작품을 최근 살펴봤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극은 왕세자(곽동연)가 궁중 처소인 '동궁' 앞 연못에서 자결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첫째 장평 세자, 둘째 윤평에 이어 셋째 세자마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귀의 객이되자 왕(조승우)은 직접 해결에 나선다. 30년 전 네 명의 형들을 잃은 뒤 세자 책봉을 거쳐 보위에 오른 왕은 기시감을 느끼고, 재앙의 근원으로 '연못 귀신'을 지목한다. 그는 귀(鬼)의 세계에 뛰어들어 귀신을 탐지하고 퇴마까지 가능한 풍수사 구천(남주혁)을 궁으로 데려오고, 귀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이유로 궁궐 밖으로 쫓겨나 살고 있는 옹주(후궁 소생인 왕의 딸) 생강(노윤서)을 구천 옆에 붙여준다.
구천과 생강은 능력을 활용해 연못 귀신의 실체를 쫓는다. 이윽고 그들은 귀신의 정체가 과거 선왕의 중전이었던 대비(장영남)의 질투로 억울하게 죽은 승은상궁이었다는 것을 파악한다. 이들은 전투 끝에 퇴마에 성공하지만, 새로 세자 책봉을 받은 인하군의 상태마저 위중해진다. 구천과 생강은 선왕의 아들과 현 세자들의 죽음에 왕이 얽혀 있는 권력 암투가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또 다른 원귀의 저주가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작품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현생과 귀(鬼)의 세계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폐쇄적인 궁중 내부의 권력 투쟁과 인간의 추악한 질투심·권력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몸주신, 귀매, 복숭아 나뭇가지, 여제 등 한국의 무속과 전통의례를 빌려 권력의 문법에 접근하는 서사는, 원귀를 낳은 업보의 주인공을 추적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원귀와의 전투신도 주목할 만하지만, 본격적인 오컬트물이라기보다는 궁중 권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깝다.
궁중 암투와 등장인물들이 쌓은 업보를 극에 펼치기 위해 과도한 '반전'을 남발하며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도사린 비밀과 원한의 이야기가 끝내 궁중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으며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결론을 피해간 것도 이야기의 끝을 허무하게 만든다. 다만 사건의 배후에서 진실을 감추며 의뭉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왕을 연기한 조승우의 열연은 돋보인다. 조승우는 넷플릭스를 통해 "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몇 겹의 가면을 씌우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배역을 평가했다.
킹덤이 좀비물이면서도 조선시대란 시대적 배경을 친절하게 드러낸 것처럼, '동궁'도 글로벌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한 한국적 요소를 가미했다.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귀신이 등장하고, 전통 무속 신앙을 구천의 입을 빌려 설명하는 장면은 한국의 샤머니즘을 낯설어할 글로벌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동궁은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1위에 올랐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기관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글로벌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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