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철강, 48년만에 車 2천만대분 철판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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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철강, 48년만에 車 2천만대분 철판 가공

입력 : 2026.05.07 17:46

포스코 제품 2천만t 매입
부산·창원·울산 산업 거점에
냉연제품 가공센터 운영하며
한국차·가전과 함께 성장해
연매출 1조원 달성도 눈앞

7일 부산 강서구 세운철강 부산공장에 포스코 철강제품 매입 2000만t을 달성한 화물차가 들어서자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왼쪽 넷째)과 임직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김진룡기자

7일 부산 강서구 세운철강 부산공장에 포스코 철강제품 매입 2000만t을 달성한 화물차가 들어서자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왼쪽 넷째)과 임직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김진룡기자

"2000만t째 들어옵니다!"

7일 오전 9시 부산 강서구 세운철강 부산공장에 포스코 철강제품 매입 2000만t 달성을 기념하는 플래카드를 내건 화물차 4대가 잇따라 들어섰다. 2000만t째 철강제품을 실은 화물차 운전기사가 내리자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이 한걸음에 달려가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신 회장은 화물차 운전기사와 손을 꼭 잡고 만세삼창하며 성과를 자축했다. 화물차 운전기사가 다시 철강제품을 공장 안으로 가져가자 신 회장은 직접 크레인을 조종하면서 화물차에 적재된 철강제품을 공장 안으로 옮겼다.

이날 신 회장은 "오늘은 저와 우리 직원에게 감격스러운 날이다. 묵묵히 열심히 해준 임직원의 땀방울이 지금의 2000만t 매입이라는 성과를 낳았다"며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미국·유럽연합(EU)발 수입 규제 강화로 한국 철강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3000만t이란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세운철강은 이날을 기점으로 총 2000만t의 철강제품을 포스코로부터 매입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48년 만에 이룬 성과로 포스코의 국내 가공센터 중 단일 기업으로는 최초이자 최대 기록이다.

1978년 신 회장이 설립한 세운철강은 부산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이다. 포스코가 만든 철강제품을 받아서 자동차나 가전제품 생산에 적합하게 자르고 가공해 자동차 회사, 전자 회사에 납품한다. 이를 위해 부산, 창원, 울산, 포항, 광양 등 주요 산업 거점에서 자동차·가전·발전설비·조선 회사 등에 냉연철강 제품을 공급하는 냉연강판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현대자동차, LG전자, 한국GM, 고려용접봉 등 70% 이상이 대기업이다. 설립 당시부터 세운철강은 포스코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2012년 매입 누계 1000만t을 달성한 데 이어 2019년 1500만t을 달성했다. 이번에 달성한 2000만t은 중형 승용차 약 2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1973년 포항제철소가 처음 가동됐을 당시 연간 생산규모가 100만t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철강제품 2차 업체가 철강제 매입 2000만t을 기록한 것은 경이적인 일이다. 현재도 현대제철의 연간 생산량이 2000만t 안팎이고, 포스코도 연 4000만t 수준이다.

세운철강은 연 매출 1조원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운철강은 열연강판이 주력이던 시대에 자동차와 냉장고 등 소비재 중심의 냉연강판 시대가 열리리라는 것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이 사업에 집중했다. 신 회장은 "1980년대 전반기만 해도 선박과 기계 등에 쓰이는 열연강판이 인기가 많았고,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냉연강판은 인기가 없었다"며 "그런데 1988년 이후 자동차와 전자제품용 철판이 잘나가기 시작해 회사 상황이 반전됐다"고 말했다.

세운철강은 1994년 백색가전제품 공장이 밀집한 창원공단에 가전제품 전용 공장을 설립했다. 1996년에는 울산에 자동차제품 전용 가공공장도 만들었다. 중량이 무거운 철강제품 특성상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장을 지역별로 특화한 것이 경쟁력을 키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포스코 측은 이번 세운철강의 기록 달성에 깊은 경의를 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운철강은 포스코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함께 성장을 일궈온 동반자"라며 "앞으로도 세운철강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철강 가공센터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적의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 박동민 기자 /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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