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만 좋으면 성공한다고?”...‘창업의 규칙’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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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템만 좋으면 성공한다고?”...‘창업의 규칙’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데

입력 : 2026.05.31 21:32

임성준 한성대학교 AI응용학과 특임교수

유동성 줄며 초기투자 위축
투자자들, 수익성부터 따져
AI가 연 ‘기회의 민주화’ 활용
적은 비용으로도 도전해보길

업무자동화 AI에이전트나
딥테크·헬스케어분야 유망

임성준 한성대 AI응용학과 특임교수. 한주형기자

임성준 한성대 AI응용학과 특임교수. 한주형기자

“요즘의 벤처캐피털(VC) 시장은 실제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반복 가능한 수익 구조가 전제돼야 투자를 집행하는 추세입니다. 제아무리 쿠팡이라도 지금 시장에 나왔다면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목을 잡아 투자 유치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난 5월 마감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1차 신청에 6만2944명이 몰리면서 창업 생태계에 새 활력을 주고 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창업 도전자에게 사업화 자금과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최종 참가자 5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지원할 수 있어 누구나 실패 부담을 내려 놓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다. 오는 7월에는 선발 규모를 2배 확대한 2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멘토를 비롯해 다수의 창업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임성준 한성대 AI응용학과 특임교수(51)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느냐는 미래 가정에 베팅하기보다, 이 비즈니스가 현재 시점에서 실제로 쓰임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한다”며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빠르고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지가 창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창업 도전자들에게 조언했다.

임 교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액셀러레이팅, 강의와 멘토링을 전문으로 하는 파스타벤처스의 대표이자 액셀러레이터(AC)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의 벤처파트너를 겸하고 있다. 야후와 카카오, 네이버 등 IT 기업을 거친 그는 두 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해 약 6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은 이력이 있다. 현재는 연간 50건이 넘는 정부 지원 사업 및 공모전에서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 유치까지’ ‘AI×스타트업’ 등 창업에 관한 5권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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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년과 달리 최근 창업 환경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분야까지 빠른 속도로 확장하면서 창업자들은 경기 사이클의 변화에 발맞추는 정도가 아닌 바뀐 게임의 규칙에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임 교수는 “고객 유지율, 재구매율, 고객 확보 비용(CAC) 대비 고객 생애 가치(LTV), 그리고 단위 경제성(Unit Economics)처럼 비즈니스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지 보여주는 지표들이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됐다”며 유동성 장에서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던 투자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기준 아래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가 주목하는 사업군은 제조 및 반도체와 결합한 딥테크 분야, 헬스케어와 바이오, AI 에이전트 기반의 업무 자동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까지 크게 3가지다. 이들 업종은 AI를 통해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 교수는 “올 1분기에만 국내 전체 투자액의 약 45%인 약 9800억원이 AI 분야로 쏠렸을 만큼 관련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AI를 쓴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산업의 비효율을 제거해 어떤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가를 중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투자 위축과 초기 투자 감소로 인해 창업의 체감 난도는 높아졌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 창업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기라는 게 임 교수의 주장이다. ‘규모의 경제’가 경쟁의 핵심이었던 과거의 산업 구조 대신 기술과 실행 속도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조직과 자본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소규모 팀에서도 구현 가능하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환경은 기업 규모 간 생산성과 효율의 격차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임 교수는 AI 시대가 만들어준 ‘기회의 민주화’가 창업의 성공을 이끄는 지렛대(레버리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비용과 시간이 과거 대비 획기적으로 낮아져 스타트업들이 적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도 생존 기간(runway)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의사결정 속도가 느린 대기업과 경쟁하기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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