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신인도 있습니다' 홈런→홈런→홈런, SSG 가을 비밀병기가 된 이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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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율예가 지난 1일 한화전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필드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기적을 써나가고 있다. 신인 포수 이율예(19·SSG 랜더스)가 시즌 막판 엄청난 장타 본능을 뽐내며 가을야구 승선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율예는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이율예는 1일 한화 이글스의 우승 도전을 저지하는 끝내기 대포를 날렸고 3번째 안타도 화끈한 아치로 장식했다.

2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김도현의 바깥으로 빠지는 체인지업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이율예는 4회엔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뒤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6회엔 불펜 투수 황동하를 맞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에 다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회엔 김기훈을 상대로 일을 냈다. 2사에서 현원회가 안타로 출루한 뒤 타석에 나선 이율예는 1구 빠지는 공을 지켜보더니 2구 시속 141㎞ 몰리는 직구에 과감히 배트를 휘둘렀다. 이율예는 홈런을 직감한 듯 배트를 집어던졌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숭용 감독은 박수로 이율예를 맞았다.

강릉고 출신 이율예는 올 시즌 1라운드 8순위 신인으로 2억 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SSG에 입단했다. 이지영의 뒤를 이을 포수로 조형우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홈런을 날린 뒤 두 팔을 뻗고 기뻐하는 이율에와 환호하는 벤치의 동료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4년 선배 조형우가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이율예는 주로 퓨처스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52경기에서 타율 0.333(120타수 40안타) 8홈런 25타점, 출루율 0.494, 장타율 0.592, OPS(출루율+장타율) 1.086으로 훨훨 날았음에도 1군 콜업은 쉽게 오지 않았다.

9월 확대엔트리를 앞두고 이숭용 감독은 "제일 첫번째로 부를 것이다. 좋아졌다더라. 타격이 좀 빠르다. 피드백을 바로 습득한다. 틀을 깨고 흡수하는 게 좋다. 수비는 경험 쌓으면 (조)형우도 긴장해야한다. 타격도 점점 좋아진다. 좋은 그림 그려진다. 재밌을 선수"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9월 들어 곧바로 1군의 부름을 받았지만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만 믿고 안정적인 카드를 버리고 신인을 기용하긴 어려웠다. 이숭용 감독도 앞서 "보고 싶은데 아직 여유가 없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얻은 기회에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지난 1일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인 김서현을 무너뜨리는 끝내기 투런포까지 작렬했다. 이 감독도 "내년엔 형우가 긴장해야 할 것이다. 선의의 경쟁은 좋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3위를 확정지어 이어 베테랑 최정, 한유섬, 오태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말소하며 나선 KIA전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고 무시무시한 일발장타력을 과시했다.

1군에서 치른 7경기에서 타율은 0.250(12타수 3안타)에 불과하지만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는 괴력을 뽐냈다. 7타점을 올렸고 볼넷도 없어 출루율은 0.250이지만 장타율은 무려 1.000에 달한다. OPS는 1.250.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큰 불안감을 안겨주지 않고 있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충분히 경기 후반 혹은 대타로 기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다.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세리머니를 하는 이율예. /사진=SSG 랜더스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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