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중앙수비수 김민재(왼쪽)가 또 한 번의 유럽 빅리그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시즌 초부터 선두를 질주해온 바이에른 뮌헨은 5일(한국시간) 2위 레버쿠젠이 프라이부르크 원정에서 비기면서 잔여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통산 3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민재는 2년 전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다. 사진출처|바이에른 뮌헨 SNS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9)의 ‘유관력’은 ‘무관의 제왕’ 해리 케인(32)의 오랜 한을 풀어줄 만큼 강력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4일(한국시간) 끝난 라이프치히와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3으로 비겨 23승7무2패, 승점 76에 머물렀으나 5일 프라이부르크와 2-2로 비긴 2위 레버쿠젠이 19승11무2패, 승점 68에 묶여 잔여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4번째 정상에 섰다. 2012~2013시즌부터 11연패 위업을 달성한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줬으나 한 시즌 만에 타이틀 탈환에 성공했다.
김민재도 활짝 웃었다. 나폴리(이탈리아)에 몸담았던 2022~2023시즌 소속 팀을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으로 견인한 그는 2년 만에 또 하나의 유럽 빅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분데스리가는 세리에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 4대 리그로 분류된다.
주포 케인도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손흥민과 호흡한 토트넘(잉글랜드)에서 13시즌을 뛴 그는 EPL 득점왕만 3차례 등극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첫 시즌도 준우승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지난 시즌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현 잉글랜드대표팀)에게는 총애받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뱅상 콩파니 감독과 함께 한 이번 시즌은 달랐다. 초반부터 전폭적 지지와 신뢰 속에 주전으로 활약했다. 빠른 판단력과 스피드, 빼어난 제공권, 패스 능력으로 벤치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아쉬움도 있었다. 조금 저조했던 후반기 페이스다. 이유는 분명했다. 피로누적과 부상 후유증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이미 43경기(3골)를 뛰었다. 리그에선 32경기 중 27경기(2골)에 선발로 나섰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DFB포칼에서 각각 13경기(1골), 3경기를 소화했다.
콩파니 감독도 로테이션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다요 우파메카노, 요시프 스타니시치, 이토 히로키 등이 대다수 수비수들이 전열을 이탈했다. 쉴 틈 없이 뛴 김민재에게 발목 통증과 아킬레스건염, 어지럼증이 수반된 건 당연했다. 그럼에도 경기 중 실수를 범할 때면 독일 언론으로부터 누구보다 강한 채찍질을 당했다.
그러나 김민재의 긴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6~7월 미국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 8강 좌절의 아쉬움을 부와 명예가 주어질 이 대회에서 풀겠다는 의지다. 그 사이엔 이라크(원정)~쿠웨이트(홈)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을 뛰게 될 수도 있다.
여느 때보다 컨디션 관리, 부상 회복이 중요한 시기다. 뉴캐슬과 첼시(이상 잉글랜드), 유벤투스, 나폴리(이상 이탈리아) 등 자신을 둘러싼 이적설에 대해 김민재는 “떠날 이유가 없다. 남고 싶다”며 잔류 의지를 피력했으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잔류든, 이적이든 확실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클럽월드컵에서도 ‘김민재다움’을 증명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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